현대중공업이 내놓은 인력구조 개선안.

인력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정리해고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현대중공업 내부 문건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내부 통지문을 통해 과장급 이상 사무기술직 직원 중 인사고과 하위등급자와 진급연한에 걸린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구체적인 인력구조 개편안을 명기해 전달했다.

구조개선 대상자는 ▲최근 3년간 인사평가 평균 5.0 미만으로 직무경고를 1회 이상 받은 직원 ▲각 직급별로 8년차 이상 되는 장기승진 누락자 ▲과장급 이상 중 만 55세 이상인 자 ▲최근 4년간 인사평가가 평균 6.0 미만인 자 ▲지난해 하반기 성과평가 등급이 C 또는 D 인자 등으로 선정했다.

사내 맞벌이 부부를 포함해 제시 조건에 두 개 이상 걸리면 자진해서 희망퇴직을 내야 하는 분위기라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하나 이상 조건에 해당하는 고참 과장급 이상 직원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위로금 지급 기준도 애초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다. 회사 측은 최대 40개월치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59~64년생에만 적용되는 것일 뿐, 58년생은 36개월, 57년생 30개월, 56년생 24개월, 55년생 12개월 등이었다.

현대중공업이 밝힌 구조조정 인원은 모두 1500명이다. 하지만 당초 3000명 수준을 계획했다가 노조 등 직원들이 반발하자 1500명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전체 직원은 2만8000명으로 이중 사무직은 1만여명이다. 과장급 이상 직원은 650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은 각 사업본부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감원계획을 토대로 희망퇴직 접수를 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대상직원 면담을 시작했다. 이달 31일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권오갑 대표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임원에게 사직서를 받고 다음날 임원 262명의 31%인 81명을 줄였다.

2012년 10월에는 과장급 이상 관리직 1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퇴직금과 함께 최대 60개월분 월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학자금 등을 지급했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의 인원과 대상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인사를 앞두고 직원들이 불안해하면서 확인되지 않는 얘기가 나오는 것 중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연말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