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9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대학교에 붙였던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경제정책은 모두 F학점이라고 선언했다.
대학생들은 9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은 정부와 재계만의 경제활성화 정책일 뿐"이라며 "수혜를 받을 국민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경제위기라는 말은 이제 상수가 되어 사람들에게 위기로 다가오지 않을 만큼 무디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신년사를 보면 과연 국민들에게 밝은 2015년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 규제든, 연금이든, 노동이든, 교육이든 개혁이 필요하고 결국 개혁이 밥 먹여준다고 하는 말 속에 국민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만 얇아질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정책들은 암울한 상황"이라며 "규제개혁의 주된 방향이 지금까지 재계에서 고대하던 노동유연화 정책인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적게 받는 대한민국에서 과연 더욱 '유연화'될 수 있는 일자리가 남아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부문별 규탄 발언에서 고려대 학생인 박래현씨는 노동 개혁에 대해 "정부가 이땅에 더 많은 장그래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노동시장 개혁 법안은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 둘 다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 개혁에 대해선 "뭘 하고 싶은 건지 의문"이라며 "학과통폐합 등을 통해 대학들끼리 경쟁하게 만들겠다고 하는데, 대학은 취업인력양성기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숙명여대 홍유정씨는 "최경환 부총리는 4대강 등 국가 정책 실패라는 큰 원인은 무시하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개혁하자고 한다"며 "원인을 무시한 채 개혁하자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개혁은 문제의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에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무리 발언을 맡은 경희대의 최휘엽씨는 "대기업에게 발전을 밀어주고 기대한 낙수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못했다"며 "불평등 해소만이 경제 성장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수강할 수 없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정부 경제정책 성적표에 "예외는 없다"며 모두 F학점을 붙여 넣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시민들의 방해로 인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