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만한 경영에 대한 확실한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는데도 광고총량제 도입 등 지상파를 편향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방통위가 지상파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은 근원적으로 방통위의 조직 구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행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은 대통령 추천 2명, 여당 추천 1명, 야당 추천 2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는 상임위원 3명 중 1명은 매번 지상파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방송 정책은 다양한 방송사업자 간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지만, 케이블TV나 IPTV 등 비(非)지상파 출신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1기 방통위에는 SBS 사장 출신인 송도균 전 부위원장, 2기 방통위에는 KBS 특임본부장 출신인 홍성규 전 부위원장이 있었다. 3기 방통위 역시 SBS 이사 출신인 허원제 부위원장이 여당 추천을 받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위촉됐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왼쪽)과 상임위원들.

야당 추천위원 역시 지상파에 치우치기 쉽다. 야당은 방통위원을 추천할 때 지상파 방송사 노조의 의견도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파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 정치적 색채에 있어서는 야당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상임위원의 자격 조건 자체도 지상파에 치우쳤다는 분석이 있다. 현행법에서는 방통위원의 자격을 '방송·언론 및 정보통신 관련 단체나 기관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의 직에서 15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자'로 규정한다. 국내에서는 지상파 3사 출신이 아니면 방송계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 1995년 개국한 YTN은 이제 갓 20년이 됐고, CJ E&M이 운영하는 tvN은 2006년 개국해 10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지상파 출신이 들어가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해외는 다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미 연방통신법은 FCC 상임위원에 대해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점 외에는 다른 자격 조건을 명시하지 않았다. 특정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 FCC 위원장인 톰 휠러(Wheeler)는 미국케이블방송협회, 미국이동통신업협회 회장을 거친 인물이고, 상임위원인 아짓 파이(Pai)는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 출신으로 FCC 부자문역을 거쳤다. 그 외에도 상원 의원 보좌관, 언론인 출신 등이 FCC 상임위원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