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SGI서울보증보험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8조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계획이지만 보증보험시장 민영화 문제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예보의 '2015~19년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에 따르면 예보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내년부터 2년간의 일정으로 서울보증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예보는 서울보증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2015-2019년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 가운데 서울보증 매각관련 내용 발췌.

내년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서울보증 지분매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향후 보증보험시장 경쟁촉진체계 도입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2017년 계획에는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보 관계자는 "이 같은 계획을 세운 것은 맞다"며 "지난해 기획재정부에서 부채감축계획을 마련하라고 해서 중장기 경영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서울보증 매각을 통해 8조원 이상의 공적자금 회수하겠다는 목표다. 서울보증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투자 자산 부실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대한보증보험이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신용을 보완해 주기 위해 1969년 국내에 도입된 보증보험 시장은 이 때부터 독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서울보증에 10조 2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8조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서울보증이 매물로 나오면 보험사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서울보증이 독점하고 있는 신용보험 시장은 연간 5000억원 규모다. 보험사들은 신용보험 뿐만 아니라 건설 관련 이행보증, 채무이행보증 등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보증이 독점하고 있는 휴대폰 신용보험이 개방될 경우 대형 통신사까지 보험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보증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수 기업에 보증보험 시장의 독점권을 일정기간 유지해주거나 건설 관련 이행보증, 채무이행보증, 신용보험 등의 사업 영역 가운데 일부 시장만 개방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정책적인 영역이라 금융위원회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1~9월)까지 서울보증 누적 순이익은 368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123조원의 보증을 공급해 보증잔액은 228조원을 기록했다. 서울보증은 유상 감자, 배당, 상환 우선주 상환 등을 통해 10조원의 공적 자금중 2조원 가량을 갚았다. 순이익의 절반을 예보 등 주주에 배당하고 있으며 예보는 이 돈을 공적자금 채권의 이자 상환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보증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며 서울보증의 민영화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보증보험 민영화에 따른 논란과 서울보증 노사의 강력한 반발에 가로막혀 흐지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