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景氣) 불황 속에서 ㈜효성의 건설 사업 부문(PU)이 최근 5년간 수주(受注) 규모를 900% 정도 늘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효성은 7일 "지난해 건설 부문 수주액이 2013년(8580억원)보다 75% 증가한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9년 1628억원이었던 수주액이 5년 만에 9배로 급증한 것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덩달아 2009년 89위이던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42위까지 올랐다. 효성은 올해 건설PU 수주 목표를 1조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효성이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선발 대형 건설사들의 '텃밭'인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선전(善戰)한 게 첫 번째 요인이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현대아파트 재건축, 은평구 신사동 19번지 재건축,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개발 사업 같은 '알짜 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주택 건설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것.

수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경북 칠곡군을 발굴해 마케팅을 집중한 덕택에 1~3차 총 2000여가구 '완판(完販)' 기록을 세웠다. 차천수 ㈜효성 건설 총괄부사장은 "주부(主婦) 자문단을 구성해 주택 실수요자의 의견을 상품개발·설계에 세밀하게 반영하는 정성이 차별화된 품질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단을 포함한 수요자들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조사의 산물(産物)로 탄생한 '지하 다락방' 같은 독특한 평면 설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효성이 2013년 2월 출범한 '효성 해링턴' 브랜드도 이미지 상승에 역할을 했다.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단숨에 고객 인지도를 높인 것. 이 덕분에 작년 10월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 효성 해링턴 코트'는 최고 220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