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올해도 전세난(亂)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전세난은 만성적인 현상으로 바뀌고 있는데다, 올 들어 시작되는 재건축 이주 수요를 제대로 분산하지 못한다면 극심한 전세난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6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있는 서울 일대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6만8084가구다. 보통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1~2년 내에 이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이르면 올해 안에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시행 단계에 있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 강남구 개포동 시영,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아현3재정비촉진구역과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있는 강동구 고덕동 주공2단지(2600가구)와 서초구 서초동 우성(403가구), 양천구 신월동 신정 1-1지구, 성동구 행당동 행당제6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주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전세 물건은 한정된 데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여가구로 지난해의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서울은 물론 경기와 인천 등의 전세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조사로는 지난해 1월 경기지역 아파트의 ㎡당 전세가격은 216만6000원에서 지난해 말 232만2000원으로 올랐고, 같은 기간 인천은 169만9000원에서 181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경기나 인천 등 서울 밖으로 이전해야 하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 반영돼 전세가격이 오른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물량으로 공급되는 주택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이라는 점도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신규 분양을 받더라도 2~3년 후에나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서울에선 내년 5만9903가구의 민간 주택이 공급될 예정인데, 이중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전체 공급의 82.9%로 공급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격 상승 흐름이 외곽 지역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주 수요가 늘어 수도권 전반에 전세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원장도 "주택임대시장이 저금리 기조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건축 대상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며, 수도권 전세가격도 3.4%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