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게보린'의 주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은 지난 십여년 동안 위해성 논란에 시달렸다. 혈액질환과 혼수상태, 경련 등을 야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해열진통제 '게보린'의 주성분이 인체에 안전하다는 검증 결과가 나왔다. 게보린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동안 혈액질환과 두드러기, 피부발진, 의식장애 등 부작용이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가 지난달 삼진제약(005500)에 게보린의 주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약물 역학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이 학회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생산하는 기업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식약처의 지침에 따라 이 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해왔다.

삼진제약은 이 결과를 지난해 12월 31일 식약처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어떤 의약품도 과복용하거나 수칙을 어기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보린의 안전성 논란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2008년 성명서를 내고 "식약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이고 즉각적인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게보린 6~8알과 콜라를 함께 삼키면 정신이 혼미해져 쉽게 조퇴 허락을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식약처는 2009년 15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은 이 성분이 함유된 약품을 복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또 게보린과 바이엘의 사리돈, 종근당(185750)의 펜잘, 동아제약의 암씨롱을 대상으로 안전성 재평가를 요구했다.

종근당과 동아제약은 이 성분을 제거한 '펜잘 큐'와 '암씨롱 큐'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삼진제약과 바이엘도 이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개발해 식약처 허가까지 받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8월말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학회가 실험에 필요한 환자군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려 지난해 말까지 실험이 늦춰졌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게보린과 사리돈을 계속 복용해도 되는지 여부를 알려주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두 제품을 복용한 환자들이 많이 참여했지만 주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라고 선을 그었다.

식약처 의약품관리총괄과 관계자는 "이번 역학조사를 진행한 학회는 전문성이 있는 조직이며 결과에 대해 이견은 없다"며 "보내온 조사 결과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향후 조치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2008년 성명서를 통해 주장했던 내용과 여전히 입장이 같다"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