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2007년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펀드가 만기가 한참 지났는데도 약속했던 수익을 되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언제쯤 펀드를 청산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참다 못한 투자자들이 운용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2007년 칸서스자산운용이 출시한 '사할린 부동산펀드'는 러시아 사할린 인근 지역에 개발하는 골프장 신축사업에 투자했다. 시행사는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고, 은행의 부동산 대출 채권을 펀드가 편입하는 방식이다. 공사가 끝나면 분양을 하거나 매각을 해서 수익을 내고 투자금을 회수한다. 출시 당시 운용사와 판매사 측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할린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연 8.5% 내외의 배당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했다. 400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그런데 완공일이 계속 늦춰지면서 약속했던 기한 내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하며 부동산 업황도 급격히 악화됐다. 투자된 400억원은 이미 공사 대금 등으로 쓰였지만 완공일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2011년 1월이 만기였지만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만기가 3년이 지났는데도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분명하자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은 서울남부지법에 칸서스자산운용을 상대로 각각 10억원씩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두 회사는 각각 이 펀드에 300억원, 100억원을 투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소송은 현재 1심이 진행중이다"라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지급 문제로 건설 시공사와 시행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투자자들이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해진 경우도 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2006년 설정한 '골든브릿지 특별자산 17호'는 영종도 스카이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설정액은 695억원, 투자기간은 총 3년으로 6개월마다 펀드에 분배금을 주기로 했지만 거의 지급되지 않았다. 시행사가 이자를 갚지 못해 분양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건물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09년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시행사인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총 122억5000만원 규모의 공사비 지급 소송을 청구했다. 2010년 법원은 신탁재산 내에서 9억원 정도를 롯데건설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또 다른 펀드인 '특별자산 8호' 역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2005년에 설정됐는데 경기도 의정부의 캐슬스파월드 개발사업에 650억원을 투자했다. 2008년부터 분양을 시작했지만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약속했던 분배금 지급이 번번히 불발됐다. 결국 분양을 중단하고 리조트를 개장해서 운영한 뒤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기로 결정했지만 시공사에 돈을 빌려준 경남은행, 펀드 판매사인 우리투자증권, 그리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크고 작은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리조트 개장도 미뤄지고 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펀드 청산은 일단 연기한 상태이고 8호, 17호 모두 건물 매각 등으로 수익금을 분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시공사, 판매사, 은행 등 관계자가 많다보니 의사결정을 빨리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PF펀드의 경우 중도 환매를 할 수 없는 폐쇄형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중간에 투자금을 돌려 받으려면 소송 말고는 손 쓸 방법도 없다. 100% 승소한다는 보장도 없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만기를 계속 연장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