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인문대 졸업생 90%가 논다'는 의미. 이공계 선호 기업이 증가한 것을 반영한 단어다. 기업 경영에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외치던 기업들이 정작 인문대생을 외면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여준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인문계열 취업률은 45.9%로 공학계열 66.9%, 자연계열 55.6%보다 낮다.

교육부의 ‘전국 4년제 대학정원 및 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문계열 졸업자 취업률은 47.8%에 불과했다. 반면 공학계열의 취업률은 67.4%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2월 졸업한 30만명의 건강보험 연계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인문계열에서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관광학과도 59.1%의 취업률에 그쳤다. 국어국문학과는 35.7%, 법학과는 40.0%, 역사고고학과는 38.5%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공학계열 학과의 취업률은 대부분 50%를 넘겼다. 특히 해양공학과는 77.4%, 기계공학과는 71.7%로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인문계열 학생들의 취업률이 크게 떨어진 이유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문계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대 그룹의 신입사원 채용 결과를 보면, 삼성은 이공계가 80%, 현대차는 70%, LG그룹의 주요 3사(전자·화학·디스플레이)는 85%, SK그룹은 70% 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테크윈 등 삼성의 몇몇 계열사나 LG화학, LG디스플레이, GS건설, 두산건설 등은 아예 인문계열 지원자를 뽑지 않는다. 현대차는 공채 대상에서 인문계열 지원자를 받지 않고 그때그때 자리가 생기면 모집하는 상시 채용에서만 뽑는다.

인문계열 취업률이 낮아지면서 대학평가에서 불리해진 대학이 인문학과들을 통폐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4년 대학평가 때부터 아예 인문계열 취업률을 평가지표에서 제외했다. 대학의 인문학 교육이 위기를 맞은 것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지난해 10월 정부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관련 전공에 관심을 두는 데다 경기 침체가 길어짐에 따라 대학에서 인문계열 인기가 퇴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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