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합병한 통합 산업은행이 새해 1일 출범한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분리된 지 5년 만에 재결합하게 됐다. 정책금융 기능이 강화되면서 자회사들의 매각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개정·공포된 산업은행법에 따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합병 절차를 마치고 2015년 1월1일 통합 산업은행으로 공식 출범한다. 이에 따라 정금공과 산은지주의 인력은 산업은행에 흡수된다.

◆ 다시 정책금융의 주춧돌로 변모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통합 산은의 역할을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으로 정의했다. 앞으로 정책금융을 선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민영화 방침을 접고 재결합하면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이는 곧 조직개편으로 현실화됐다. 정책금융 강화를 위해 상임이사(정책기획부문장)를 신설했고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과 간접투자금융은 간접금융부문을 편입했다. 정책금융공사의 주요 기능중 하나였던 간접투자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투자조합 출자 등에 대해서는 자회사 출자한도 예외를 허용했다.

신용공여 한도도 확대됐다. 통합 후 5년 동안 기존 신용공여 한도가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공격적인 금리 책정으로 시중은행과 마찰을 빚었던 다이렉트 예금은 폐지되고 개인금융 부문 조직도 수신기획부로 축소됐다.

◆ 대우증권 등 자회사 매각 현실화

통합 산은 출범에 따라 자회사 매각에 따른 금융권의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이미 대우증권, KDB생명,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등 4개 자회사를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매각 규모가 가장 큰 대우증권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매각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대우증권의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에 실패했던 KDB생명은 대우증권 등 다른 자회사와 패키지로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5개 자회사 가운데 SOC투자 업무를 주로 영위하는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정책금융 차원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오는 2일 시무식을 겸한 통합 선포식을 연다. 이어 22일 홍기택 회장과 집행임원을 비롯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한다. 홍기택 회장이 직접 기조 발표를 하고, 11개 부문별로 새 경영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