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1999년 9월(0.8%) 이후 1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석유류 물가가 크게 하락했고 농산물가격 내림세도 지속된 탓이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중기물가목표(2.5~3.5%)에 크게 못 미치는 1%대 이하의 저물가행진은 26개월째 계속됐다. 가격 등락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넉 달 연속 1%대로 둔화되는 등 수요 부진도 이어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이번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올랐다. 물가에 미치는 수요 압력을 측정하는 근원물가지수는 1.6% 올라 지난달과 같았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며 둔화되는 모습으로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1.4% 오르는데 그쳤다.

신선식품지수는 2.8%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1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하락폭은 점점 둔화 돼 16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신선과실과 신선채소가 각각 11.1%, 0.1%씩 하락했지만 신선어개는 5.4% 상승했다.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0.3% 오르며 2013년 10월(0.0%)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은 1.7% 올랐지만 식품이외는 0.3% 하락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0.6%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양파(-35%), 배추(-27.1%), 감(-25.8%), 토마토(-15.3%) 등 농산물(-4.1%)의 하락세가 계속됐다. 다만 농산물 하락폭은 8월 -12.6%에서 9월(-9.4%), 10월(-7.7%), 11월(-6.2%) 등을 기록하며 매달 축소되고 있다. 돼지고기(13.3%)와 국산 쇠고기(6.9%)가 오르며 축산물은 8% 올랐고, 수산물도 고등어(17.2%)가 상승하며 4.5%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 올랐고, 전달보다는 1.7% 상승했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휘발유(-3.5%)와 경유(-3.7%), 자동차용 LPG(-5.8%) 등 석유류는 11.4% 급락했다. 석유류 하락폭은 매달 커지고 있다. 햄(11.7%), 소시지(17.1%), 비스킷(9.2%) 등 가공식품은 2.7% 올랐지만, TV(-19.1%), 가방(-5.2%) 등이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은 0.6% 하락했다.

집세는 전세(3.1%)와 월세(0.5%)가 모두 오르며 2.2%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하수도료(8.7%), 외래진료비(1.8%), 요양시설이용료(6.5%) 등이 올라 0.6% 상승했고, 개인서비스는 고등학생 학원비(3.5%), 미용료(4%), 공동주택관리비(2.6%) 등이 올라 1.8% 상승했다. 다만 국제항공료(-5.8%), 국내 단체여행비(-3.5%) 등은 하락했다. 서비스 전체로 보면 1.6% 상승했다.

16개 광역시도별로 보면 서울(0.1%)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 인천,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남은 변동이 없었고, 제주(0.3%)는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 1.3% 상승하면서 지난해 상승률과 같았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0% 상승했고 생활물가지수는 0.8% 올랐다. 또 신선식품지수는 9.3% 떨어졌다.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은 2.7% 하락했고 공업제품은 1.3%, 전기·수도·가스는 3.9%, 서비스는 1.6%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