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불황(不況) 충격을 뚫고 끊임없는 도전과 전략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는 〈新유통인〉들을 연쇄 인터뷰로 소개한다.

이달 26일 오전 8시 30분 인천 삼산동 쿠팡 캠프. '쿠팡맨'이라고 쓰인 점퍼를 입은 배송 기사들이 줄지어서 컨베이어 벨트 위로 지나가는 상자들을 1t트럭 60대에 옮겨 싣고 있었다. 주차장 겸 창고로 쓰는 쿠팡 캠프는 2475㎡(약 750평) 규모로 쿠팡이 운영하는 배송센터다.

이곳에서 만난 쿠팡의 설립자 김범석(36) 사장은 "자동차도 우리 차고, 배달 기사도 우리 직원"이라며 "주문에서 택배까지 모든 배송을 직접 하는 서비스는 쿠팡의 핵심 전략이며, 이것은 미국의 인터넷 기업 아마존도 못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달 26일 오전 인천광역시 삼산동 쿠팡의 배송 캠프에서 김범석 사장이 쿠팡 전용 상자를 들고 1t트럭 앞에 서 있다. 국내 1위 모바일쇼핑몰 기업(순 이용자 수 기준)인 쿠팡은 자기 차량과 직원이 상품을 직접 배송(配送)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4년 전 회사를 세우고 보니, 고객 불만은 대부분 배송 관련이었습니다. 늦고 불친절하고 포장도 엉망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고객의 마음을 사려면 직접 배송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사장은 2012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올 3월부터 본격 실행에 들어갔다. 배송을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을 만들고, '쿠팡맨'이라고 이름 붙인 배달 사원을 뽑아 서비스 교육을 시켰다. 쿠팡이 배송과 ICT 기술에 쓴 돈은 올해만 1500억원이다. 직원 2000명 가운데 물류 관련 직원이 절반이다.

그는 "아직까지 직접 배송 비중은 적지만 끊임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과 고객을 관리하는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올 5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인 캄씨를 인수했다. 또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올 5월과 이달 초에 미국 투자회사인 세쿼이아캐피털블랙록 등으로부터 각각 1억달러(약 1100억원)와 3억달러를 유치했다. 김 사장은 "직접 배송 전략과 모바일 기술에 해외 투자자들이 강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7세 때 미국에 건너가 하버드대 학부(정치학)를 거쳐 경영대학원을 다녔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변호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그의 사업가 기질은 대학생 때부터 드러났다. 대학 2년 때 미국 대학의 소식을 담은 '커런트(current)'라는 무가(無價) 잡지를 발행했고, 학부 졸업 후에는 미국 명문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 '빈티지 미디어(vintage media)'를 창간했다.

"이때 처음으로 소액이긴 하지만 투자자를 모았어요. 4년 뒤 애틀랜타미디어라는 회사에 팔았는데 투자자 가운데 투자금액의 3~4배를 번 분들도 있었어요."

김 사장이 한국에 와서 쿠팡을 세운 것은 2010년 6월. 하버드대경영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전자상거래 회사를 만들겠다"고 결심을 했다. 자본금 20억원은 대부분 빈티지미디어로 돈을 번 사람들로부터 유치했다. 하버드대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도 흔쾌히 투자를 했다. "50만명이 넘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 미국은 4000만명이고, 한국은 3000만명입니다. ICT 인프라는 세계 최고입니다. 짧은 배송 거리와 빠른 인터넷, 한국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2010년 8월 1억9000만원이었던 쿠팡의 월(月) 거래액은 올 11월 2056억원으로 폭증했다. 당초 '소셜커머스'라는 온라인 공동구매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바일 쇼핑이 주력이다.

김 사장은 "모바일 쇼핑 비중이 PC인터넷 쇼핑 비중의 10%쯤이던 시절부터 모바일 기술 투자에 집중했다"며 "이 전략이 모바일 쇼핑몰 전체 시장의 성장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쿠팡은 모바일 앱 순 이용자 숫자에서 2012년 7월부터 올 11월까지 2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쿠팡은 야구 경기로 보면 9회 중 1회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자동차를 선사한 포드나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처럼, 쿠팡을 세상을 바꾸는 기업으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