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등에서는 10만원대 저가폰이 득세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출시한 휴대전화 가운데 10만원대 수준의 저가폰은 올 7월 KT가 출시한 소니의 '엑스페리아 E1(사진·14만9600원·출고가 기준)', SK텔레콤이 선보인 '키즈폰' 전용 모델 두 가지가 고작이었다. 100여종이 넘는 모델 가운데 10만원대 모델은 단 3개뿐이었던 것이다.

세계 저가폰 시장을 이끄는 중국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 'X3'도 올 9월 출시 당시 출고가가 52만8000원에 달하는 최고급폰이었다. 중국·인도 등에서는 10만원대 저가폰을 연이어 출시하는 화웨이지만 한국 시장만큼은 고가폰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 저가폰이 안 나오는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도입 초반부터 아이폰·갤럭시S 등 최고급폰 위주로 시장이 조성되는 바람에 저가폰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고 업계는 자체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교체하거나 새로 구입할 때도 최고급폰부터 찾기 때문에 저가폰 시장 육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통사와 유통망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공짜폰을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10만원대 저가폰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굳이 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18개월∼2년 정도 약정 기간을 걸고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34만5000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예를 들어 현재 출고가가 33만원인 화웨이의 X3를 살 때 보조금으로 33만원을 지급받으면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아이폰6도 보조금에다 구형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중고폰 선보상까지 받으면 실구매가가 10만원대 밑으로 떨어진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한국은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저가폰 시장이 마련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조업체들도 한국·미국·일본 등 선진 시장은 프리미엄폰,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은 저가폰으로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