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 40분 경기도 광명시 일직로 KTX 광명역 건너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3도의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이 철제 펜스를 따라 200m가량 줄을 서 있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첫 매장인 광명점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줄이었다. 매장 주변 도로는 자동차들로 양방향이 600~700m가량 막힌 채 꼼짝하지 않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1~2분 간격으로 20명씩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광명점이 이날 공식 오픈했다. 이케아는 "한국 소비자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며 "튼튼하고 질 좋은 조립형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케아 광명점은 42개국, 345개 매장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연면적 13만1550㎡에 8600종의 제품을 갖추고 있다. 거실·부엌·침실 등 주제별로 구성된 2층의 전시장에서 물건을 살펴본 뒤 1층으로 내려와 선반에서 원하는 제품을 꺼내 구매하는 방식이다. 보조 탁자 9900원, TV 장식장 1만5000원 등 저렴한 제품이 많았다. 1인용 의자의 경우 등받이 없는 5000원짜리부터 가죽으로 만든 67만9000원짜리 고급 제품까지 전시돼 있었다. 가구 외에 조명·이불 등 생활용품도 대형마트 수준으로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춰놓았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박지영(40)씨는 "조명의 경우 1만원짜리 이하도 있고, 옷장도 10만원이면 살 수 있어 우리나라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느껴진다"며 "아파트에 놓을 수 있는 작은 가구가 많은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어린이용 2층 침대와 매트리스를 구매한 김순영(39)씨도 "우리나라 유명 브랜드는 100만원 이상을 줘야 하는데 반값인 50만원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서는 일본이나 중국의 이케아 매장보다 가격이 10~15% 비싼 것도 있었다. 인기 제품인 '빌리' 책장의 경우 한국에서는 9만9900원이지만 중국에서는 8만5000원, 일본에서는 8만7000원에 팔린다. 이 때문에 한국 고객을 '봉'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케아 관계자는 "한국 매장에서 가장 싸게 파는 제품도 상당수 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각국별 제품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교통과 서비스는 B~C급이라며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인천에서 온 이은구(58)씨는 "주차하기 어려워 멀리 차를 세우고 걸어왔는데 매장 앞에서만 1시간 넘게 기다렸다"고 말했다. 용인에서 온 김순영(39)씨는 "홍콩 여행을 갔다가 이케아 매장에 들른 적이 있는데 광명점은 커튼 같은 제품이 색깔이나 크기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은 오전에 이미 품절되고 물어볼 안내 직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품 설치 서비스도 준비 부족으로 당분간은 제공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