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식품업계 '큰손'인 롯데가 도넛·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이 분야 터줏대감인 SPC그룹과 '한판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리아는 "다음 달 초 '크리스피 크림 도넛' 매장을 네 곳 더 열어 모두 106개로 늘리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달 16일 매장 세 곳을 연 데 이어 최근 한 달 새 10여 곳을 새로 오픈하는 초고속이다.

10~20대를 주 소비자로 겨냥해 2012년 롯데가 시작한 아이스크림 매장 '나뚜루팝'은 지난해와 올해 매장이 각각 20개와 12개 추가돼 현재 232개가 됐다. 매출도 2년 연속 20% 넘게 늘었다. 패스트푸드(롯데리아)와 커피 전문점(엔제리너스) 등 기존 주력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아직 성장 여지가 많은 이 분야에서 새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던킨도너츠'와 '배스킨라빈스'로 20여년 동안 시장 1위를 지켜온 SPC그룹은 '정공법'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SPC 관계자는 "우리는 국내에 없던 도넛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을 개척해 시장을 선점했다"며 "과거에도 많은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대부분 철수했다"고 말했다. SPC는 1985년(배스킨라빈스)과 93년(던킨도너츠)부터 사업을 하면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 가맹점주의 노하우가 큰 무기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매장에서 직접 굽는 방식이라 공장에서 배달하는 던킨도너츠보다 매장 크기가 넓어야 하고 진출 상권도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매장 콘셉트 변화 등이 매장 수 확대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