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국내 대학과 기업, 기관이 발표하는 연구논문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는 세계 기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논문의 품질을 평가하는 척도인 피인용 회수가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피인용 횟수 상위 1%에 이르는 논문수도 전체 논문수 순위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카이스트(KAIST)에 의뢰해 국내에서 발표된 전체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논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표된 SCI 논문은 140만1663편으로, 이 가운데 한국이 발표한 논문은 5만1051편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 4만9374편보다 3.4% 늘어난 것으로, 전체 논문수 순위로 살펴보면 12위권, 10년간 평균 순위도 12위이다.
2009~2013년 논문 1편당 피인용횟수는 4.55회로 2008~2012년 평균인 4.31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의 85.53%에 머무는 수치다.
논문 품질을 판가름하는 피인용수 상위 1%논문의 성적도 좋지 않다. 피인용수 상위 1% 논문은 2004년 149편에서 10년만인 지난해 451편으로 늘었고 점유율도 4.81%에서 14.55%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10년간 피인용수 상위 1% 논문수 순위는 15위에 머문다. 이는 다른 나라 과학자에게 자주 인용되는 논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연구 분야별 논문수에서도 22개 표준 분야 가운데 세계 10위권에 드는 분야는 10개에 머문다. 재료과학이 3위로 가장 많고, 공학(4위)과 컴퓨터과학(5위), 화학과 약리학이 8위 수준의 논문을 내고 있다.
연구 논문을 내는 기업이 적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국내에서 발표되는 논문 10개 가운데 7개는 대학에서 나왔고, 10개 중 1개 정도만이 기업과 민간연구기관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논문이 주로 대학에서 발표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지역별 논문수에서도 나타나 대학이 가장 많은 서울이 가장 많은 논문을 내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대전, 부산, 경북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최근 10년간 논문 1편당 피인용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10.05회)로 나타났고 서울(9.41회)과 광주(9.28), 대전(8.79), 대구(8.47)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내 연구자들은 지난해 128개국 연구자들과 논문을 같이 냈는데, 특히 미국과 중국 연구자들과 협업 연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논문 가운데 29.29%인 1만5023편이 해외 연구자와 공동 발표됐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51.24%로 가장 많고, 중국이 14.24%로 그 뒤를 차지했다.
미래부는 이번 분석결과를 발표하면서 또 다시 단순히 논문수 증가와 피인용 회수 상승 등 양적 성장에만 초점을 뒀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 분석 결과는 정부의 연구개발(R&D)투자의 체질개선이 잘 이뤄지지 않다는 점을 반증한다. 여전히 투자는 늘고 있지만 양적 성장만 지속될뿐 질적 성장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연구개발(R&D)투자는 규모 면에서 세계 6위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2위권에 이른다. 하지만 대학의 기술 사업화는 세계 25위권에 머무는 등 실용화 부분과 학술적인 측면 모두에서 정부의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