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롱숏 펀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하반기 들어 5개 펀드 중 4개꼴로 손실이 나며 펀드 환매 속도가 거세지는 것. 증권 전문가들은 롱숏 전략(long-short·주가 상승 예상 종목은 매수하고 하락 예상 종목은 공매도)을 사용할지라도 포트폴리오 성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증시 상황에 따라 선택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롱숏 펀드, 86%는 손실 중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2년 초 2500억원 수준이었던 롱숏 펀드 설정액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올해 5월 10배 가까이 늘어난 2조5600억원을 넘었다. 그러나 롱숏 펀드가 시중 금리(2%)보다 낮은 수익을 내거나 일부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되자 하반기 들어 펀드 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현재는 2조원대 초반으로 줄었다.

17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롱숏 펀드 65개 중 56개(86%)가 손실을 내는 중이다. 평균 수익률은 -1.5%. 올해 초 롱숏 펀드가 평균 3% 플러스 수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수익률은 크게 부진한 편이다.

설정액 4460억원으로 롱숏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는 올 초부터 12월 현재까지 -4.25%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2011년 6월 설정 이후 18% 수익률로 작년까지 1조원 가까운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손실이 이어지자 올해 4889억원이 빠져나가며 설정액이 반 토막 났다. 올해 5%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_A'도 860억원 순유출되고 있고, 연초 대비 수익률 -0.9%인 '마이다스거북이90자 1(주식)A'에서도 640억원이 빠져나가는 중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롱숏 펀드의 수익률 부진을 롱(매수) 리스트에 따른 차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숏(공매도) 분야에서는 지난 5월 물량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다지 크게 손해를 본 펀드도 없었고 수익률 차이가 없었던 반면, 롱(매수) 분야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하반기 들어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였는데, 롱숏 펀드가 매수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것이다.

대형·성장주는 지고, 뜨는 중소형·가치주

현재 롱숏 펀드 중 수익률이 부진한 상품은 공통적으로 매수 종목 중 대형주와 성장주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중·소형주 및 가치주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좋았다.

'마이다스거북이펀드'는 주식 물량 중 대형주가 75%를 웃도는데, 국내 증시가 부진했던 영향을 받아 올해 펀드 수익률도 0~1% 수준에 머물렀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는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비중이 2배 가까이 더 높았는데, 연초 이후 4%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다.

반면, 투자 종목 중 가치주가 73%를 차지하는 '유리트리플알파자[주혼]_ClassC1'은 올해 6% 수익을 내고 있으며, 올해 9월 설정된 'IBK가치형롱숏40자[채혼]A'(가치주 68%)도 3개월 만에 4.2% 수익을 내고 있다.

다양한 전략으로 생존 모색하는 펀드들

롱숏 펀드의 환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자금을 끌어들이는 펀드도 있다. 올해 665억원이 순유입되고 있는 '유리트리플알파자[주혼]_ClassC1'은 퀀트 기법을 통한 페어 트레이딩(유사 업종 내 주가 상승 종목을 매수, 하락 예상 종목은 매도) 전략 및 공모주 투자 전략을 혼용해 6%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5% 수익을 내고 있는 'KB코리아롱숏자(주혼)A 클래스'로도 966억원이 순유입됐다.

또 종목이 아닌 지수로 공매도를 해 종목 선별에 따른 리스크가 없고, 대차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 연초 이후 4% 수익을 낸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 1[주혼]A'는 올해 273억원을 끌어모았으며, 5% 가까이 수익을 낸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자[주식] A'는 425억원이 순유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