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화(가명)씨는 2011년 세브란스병원에서 휘어진 콧등을 교정받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에도 제대로 교정되지 않자 이듬해인 2012년 2차 수술을 받았다. 2차 수술 이후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김씨는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7일 의료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6단독 심창섭 판사)는 이달 15일 임씨가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낸 1800여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가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병원이 수술비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은 외부 의사 감정에서 휘어진 콧등이 교정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원래 환자 체질이나 신체적 특성에 기인했다는 입증이 없는 이상 수술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세브란스병원은 임씨에게 66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사와 환자가 맺는 의료계약은 치료하는 의사에 권한 위임의 성격이 강한 반면, 성형수술은 도급 계약적 성격을 가진다고 해석했다. 성형수술은 처음부터 원하는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계약을 달성해야 수술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판례로 성형외과 업계는 적잖은 부담을 지게 됐다. 2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면 성형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환자와 병원간 분쟁에 매우 중요한 판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수술 결과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많다"라며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자칫 줄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형외과 피해 접수사례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성형외과 피해구제 접수는 2010년 71건에서 2013년 110건으로 매년 10% 이상 늘었다. 특히 코 성형수술에 대한 피해구제 접수가 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쌍꺼풀 수술 68건, 유방성형술 37건, 지방흡입술 35건 순이었다.

성형외과 피해 접수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 성형외과는 도급계약으로 계약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술비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소송을 막기 위해서는 수술 전에 충분한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류민희 오라클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수술은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수술이 아니라 얼굴 골격구조와 조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환자와 의사 입장 모두 일단 수술부터 하지 말고 충분한 상담을 거치는 소통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