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大魚)' 삼성SDS제일모직 사이에 낀 중·소형 공모주들이 너도나도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12월 한 달 동안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기업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약 20개. 같은 날 3개 업체가 한꺼번에 상장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5~19일 한 주 동안 새로 상장되는 업체는 제일모직을 포함해 총 7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연말에 상장이 몰린 것이 올해 초 한국거래소가 세운 무리한 목표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 주 들어 증시에 새로 입성한 기업들을 살펴본다.

비씨월드제약

비씨월드제약은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인체에 투입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만드는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가 3개월에 한 번만 맞아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지난해 매출액 304억원·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30%가 마취통증약에서 나왔다. 공모가는 1만5700원, 공모 청약 경쟁률은 681대1이었는데 상장 이틀째인 16일 1만5350원에 마감했다.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의약품 규제가 강화되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랩지노믹스

16일에는 랩지노믹스·에이디테크놀로지가 상장됐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랩지노믹스의 주력 제품은 성(性) 감염 질환 관련 병원균 13종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DNA 칩이다. 이 외에도 자궁경부암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칩, 뎅기열·말라리아 등 열대 감염성 질환을 테스트하는 분자 진단 PCR 기기 등이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매출액 170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1만3200원, 공모 청약 경쟁률은 306대1이었다. 16일에는 1만4250원으로 마감했다. 상장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랩지노믹스가 "유전자 분석·진단 시장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줬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주문형 반도체 설계 업체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다른 업체에서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인 TSMC의 공식 협력사로, 고객사에서 반도체 주문을 받아 설계한 뒤 TSMC를 통해 위탁 생산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180여 종류의 반도체 칩을 설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37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이었다. 공모가는 1만5000원, 청약 경쟁률은 12대1이었다. 16일 1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상장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시장의 전방 산업인 디스플레이·모바일 시장의 업황이 부진할 경우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녹십자엠에스

17일에는 세 업체의 상장이 몰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 날인 18일 대형주 제일모직이 상장하는 만큼, 중·소형주들이 그날을 피해 상장일을 잡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녹십자엠에스녹십자의 자회사로 진단시약과 혈액 주머니를 생산한다. 2012년 멀티인플루엔자 진단 키트를 개발했는데, 이 진단 키트로 A형 독감 감염 여부 확인 시간을 2일에서 10분으로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0억원, 28억원이었다. 공모가는 6000원, 공모 청약 경쟁률은 477대1이었다.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녹십자엠에스가 해외 경쟁 업체와 비교해 인지도가 다소 뒤처진다"고 말했다.

하이로닉

하이로닉은 피부 미용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주력 제품은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해 처진 눈썹을 당겨올리는 '더블로'다. 지난해 매출액 134억원과 영업이익 36억원을 올렸는데 총매출의 절반이 더블로에서 나왔다. 공모가는 5만1000원, 공모 청약 경쟁률은 220대1이었다. 상장 주관사 신한금융투자는 "피부 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사치재 성격이 있다"며 "경기 침체에 따라 시장 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티앤씨

디티앤씨는 국내외 3000개 IT·자동차·의료기기 제조사에서 생산한 제품이 국가별 규격에 맞는지 시험 인증한다. 국내 KC 인증과 유럽 CE, 미국 FCC 등 전 세계 190여개국의 규격 관련 시험 승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현대차 등이 고객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이었다. 공모가는 1만8500원, 청약 경쟁률은 621대1이었다. 주관사 키움증권은 "고객사의 시험 항목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기술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