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엔저(円低) 가속화 등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뿐이다. 불안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가자."

정몽구〈사진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2015년은 '800만대+알파(α) 시대'를 여는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 60여명이 모여 지역별 생산·판매 실적과 향후 전략을 점검했다.

현대차 측은 이날 미국·중국·인도 시장을 내년 성장세를 이끌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친(親)환경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 "내년은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친환경차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인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新車 출시로 美·中·印 정조준

현대차그룹은 이날 2014년도 국내외를 포함해 판매량 800만대 돌파를 기정사실화했다. 정몽구 회장은 "800만대 시대를 연 것은 현대차그룹의 새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법인장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현대차 측은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미국·중국·인도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주력 모델 신차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현대차는 하반기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 '투싼'과 준중형 세단 '아반떼' 신형 모델을 선보인다. 기아차는 중형 세단 'K5'와 SUV '스포티지' 신차가 대기 중이다. 각각 약 5년 만에 출시되는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이라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중국과 인도 시장은 현지 상황과 독특한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략형(戰略型) 신차로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가 중국 소비자 맞춤형으로 개발한 소형 SUV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에서는 올 8월 선보인 소형차 'i20'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소형 SUV인 'ix25'도 내놓는다.

친환경 신차 내년에 4種 출시

현대차그룹 측은 친환경차 분야에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차 등 4종을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4종의 친환경차는 모두 해외에도 수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히 하이브리드 전용차는 동급 경쟁차 중 연비(燃比)를 최고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특히 유럽과 중동·러시아, 브라질에서 시장 위험 관리가 큰 변수로 꼽힌다. 유럽에서는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독일·프랑스 경쟁사와의 경쟁에 한층 부담이 커졌다. 중동의 경우 국제 유가 하락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져 고급차 판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경기(景氣) 침체 여파가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신공장 건설 조기 확정이 관건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칭과 허베이에 새 공장을 각각 짓는 방안을 두고 중국 정부와 조율 중이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수요에 맞춰 제때 자동차 공급이 중요한데 공장 착공 지연으로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