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이 분화시킨 알츠하이머 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빨간색)의 모습이 보인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치매를 일으키는 유해단백질이다.

치매 환자의 뇌세포를 처음으로 배양한 연구 성과가 올해 가장 화제를 모은 과학기술 뉴스로 선정됐다. 삼성전자(005930)가 개발한 5배 빠른 와이파이 기술, LG이노텍(011070)이 만든 희토류가 필요없는 차량용 모터 등 민간 기업들의 연구 성과도 올해 눈길을 끈 과학기술 뉴스에 올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14일 국내 과학기술인과 국민 3439명을 상대로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투표에는 과학기술인 2043명과 일반인1396명이 참가했다. 과총은 3차례의 자체 심의를 거쳐 최종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는 뉴스는 치매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인 ‘치매 환자의 뇌세포 첫 배양’ 연구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김두연 교수와 루돌프 탄지 교수, 김영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삽입한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처음으로 배양해 지난달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배양한 신경줄기세포를 통해 환자의 뇌를 모사한 실험모델을 개발했다. 이 실험모델은 동물모델에 비해 제작이 쉽고 대량생산 시스템에 적용 가능해 수많은 약물 후보물질을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만큼 치매 치료제 개발이 빨라질 것이라고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9월 출시한 3.2TB 용량의 SSD

두번째로 화제를 모은 과학기술 뉴스의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60기가헤르츠(㎓) 초고주파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해 현재보다 5배 이상 빠른 차세대 무선랜(WiF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스마트폰끼리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파일을 3초 이내에 주고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테라바이트(TB)였던 기존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보다 용량을 3배 이상 늘린 3.2TB급 SS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올해 주목받은 과학기술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수술로봇을 이용해 뇌하수체 종양 수술을 하는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뇌 속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수술로봇도 올해 과학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 연구단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공동연구진은 기존의 대형 수술로봇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던 미세 영역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을 지난달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지름이 4㎜에 불과한 금속관을 갖고 있어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코를 통해 뇌종양에 접근할 수 있다.

올해 8월 13~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계수학자대회(ICM)’는 4위에 올랐다. 매 4년마다 개최돼 수학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ICM이 아시아에서 열린 건 이번에 4번째다. 올해 행사에는 120여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가했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시상식과 수상자 강연, 기조·초청·대중 강연, 논문발표, 패널토론 행사가 진행됐다.

이지원 고려대 교수와 김광명 KIST 박사 공동연구팀이 특정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바이오나노신소재를 개발한 소식,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나노일렉트로닉스랩팀 박사와 항동목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의 그래핀 실용화 기술,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부산 개최 등이 각각 5~8위에 올랐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에 관한 과학기술계의 재논의 촉구와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희토류가 필요없는 차량용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용 모터도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희토류가 필요없는 듀얼 클러치 변속장치용 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