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피혁·섬유 회사 백산(035150)린텍스의 오창공장을 지난 10일 방문했다. 공장 기계에선 순백의 부직포가 쉴새 없이 뽑혀 나왔다. 물티슈용 부직포다. 뽑혀 나오는 부직포에 금속 조각을 살짝 문질렀다. 그러자 경고음이 울렸다. 이물질이 들어갔다는 경고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이물질을 고성능 카메라가 잡아냈다.
백산에서 생산된 부직포는 '호수의나라 수오미' 물티슈에 들어간다. 수오미는 물티슈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소기업이다. 유한킴벌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국내서 생산한 원단을 사용한다. 수오미는 유한킴벌리, 하기스, 몽드드 등을 비롯한 물티슈 산업군의 선두주자다.
수오미와 백산 린텍스는 지난 10일 원단공장을 개방하고 제작 초기 과정을 공개했다. 백산공장은 충북 오창에 있다. 물티슈용 원단이 만들어지는 오창 공장 생산3부 1라인에서는 월평균 500톤(t)의 원단이 만들어진다.
백산에서 만드는 물티슈용 부직포는 재생섬유다. 주원료인 오스트리아산 나무를 인조공정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재생섬유라 부르다. 따라서 재생섬유는 다른 말로 천연원단펄프다.
백산은 물을 이용해 부직포를 만든다. 덩어리져 있는 실 뭉치를 강한 수압으로 얇게 핀다. 실뭉치에 붙어있던 이물질은 대부분 제거된다. 사용하는 물은 정수 시설을 거친 대청호 물을 사용한다. 이 물은 백산 공장 연수설비, 부상조, 모래 필터 등을 거친다. 젖은 부직포는 135℃ 이상 고온에서 건조된다. 마지막으로 고기능 카메라 렌즈를 통해 이물질 검사를 진행하면 끝이 난다.
수오미와 백산은 별도 개별 회사다. 다만 한 개인투자자가 두 회사에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회사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경영진이 모여 공동 회의를 진행한다. 수오미가 2009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백산에서 생산된 원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수오미를 제외한 다른 물티슈 업체는 대부분 티슈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단가가 국산 원단보다 평균 10~15%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에서 들여온 원단은 이동 과정에서 이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물티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은 국산보다 원단 단가가 낮다. 다만 이물질 노출 우려가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조과정이 단순한 물티슈 업계는 진입장벽이 낮다.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물티슈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기표원)이 관리 감독한다. 화학물질이 많이 사용되는 물티슈를 기표원이 관리·감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티슈가 때만 되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다. 물티슈 업계 관계자는 "천조각에 물만 부어도 물티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도 물티슈는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물티슈에 소독용 독성물질이 들어갔다는 보도 때문이다. 해당 물질은 보존재로 사용되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다. 논란이 일어난 지 3개월 후에 정부는 국내 물티슈는 안전하다는 발표를 내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소비자 불신은 커졌다. 제품 환불과 교체 사례가 이어졌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물티슈 업계는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수오미 관계자는 "현재 많이 회복되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물티슈 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품질 상승에 만전을 기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에게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 수오미의 공장 공개는 이런 목적에 부합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논란이 있을 때마다 업체끼리 악의적 비방전이 이어진다. 품질을 높이기보다 논란을 기회로 삼는 행태가 이 업계에 만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업계에서도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자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온다. 정부의 물티슈 관리·감독도 강화되고 있어 물티슈업계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