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 몇 년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셰일오일(진흙이 쌓여 형성된 퇴적암층에서 채굴되는 원유)의 개발 열기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셰일오일은 그 동안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았지만, 유가가 크게 꺾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오일 개발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국내 특별자산펀드의 수익률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 인프라와 관련된 합자회사(MLP)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MLP펀드의 경우 올들어 주식형 펀드를 대신할 특별자산펀드로 주목받아 많은 자금이 몰렸지만, 최근 수익률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유가 배럴당 60달러 깨지면 타격받는 셰일오일 개발업체 크게 늘어

지난해 말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약 1년만에 40% 가까이 하락한 배럴당 6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내년 1월분 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4.5% 하락한 배럴당 60.94달러까지 내려왔다.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쉽사리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많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원유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는데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減産)에도 합의를 하지 않아 가격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배럴당 66달러대를 기록 중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도 배럴당 70달러선을 넘기기 어렵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가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셰일오일 개발업체들의 수익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의 퇴적암층에서 채굴하는 셰일오일은 유가가 100달러선을 넘어서던 당시 채굴비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이 같은 장점이 크게 줄었다.

국내 원자재펀드 운용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까지 북미 지역의 주요 셰일오일 개발업체들이 수익 악화로 휘청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WTI를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을 밑돌 경우 타격을 입는 개발업체들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다수 셰일가스 개발업체들이 약 15% 수준의 이익을 얻으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60달러선은 유지를 해야 한다"며 "1년 이상 유가가 60달러를 밑돌게 되면 이익을 내지 못하는 현지 개발업체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 셰일오일 개발 타격 우려에 국내 MLP펀드 수익률도 악화

유가하락이 장기화 돼 셰일오일 개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인프라 합자회사에 투자하는 국내 MLP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하락하고 있다. 셰일오일 개발의 수익률 악화로 개발 인프라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합자회사들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준 설정액 1216억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MLP펀드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은 3개월 수익률이 -11.5%를 기록 중이다. 1개월 수익률도 -7.3%였다. 이 펀드는 약 2개월 전인 지난 9월 수익률이 10%를 넘어서면서 많은 자금이 몰렸다. 올해 3월 공모형으로 출시된 이후 5개월만에 10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하락해 셰일오일 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에는 90억원, 이달 들어 11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른 MLP펀드들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과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은 3개월 수익률이 모두 -11.5%를 기록 중이다. 설정액 483억원의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은 지난달 이후 50억원이 환매됐다. 이 밖에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셰일가스포커스'도 3개월 수익률이 10%를 넘게 하락했다.

◆ 대다수 MLP 프로젝트 장기계약 맺어 유가급락 피해 적다는 분석도

원자재펀드 운용업계에서는 셰일오일 개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로 최근 MLP펀드와 주요 원자재 인프라 투자상품들의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지만, 유가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는다면 손실을 볼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한다. 투자대상 인프라업체들은 대다수가 장기계약이 체결돼 있어 현재 유가가 약세를 보여도 빠른 시간 안에 셰일오일 개발이 줄어들 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재혁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북미 지역에서는 원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기술 축적을 통해 채굴단가를 낮춰 대규모 셰일오일 생산이 가능한 대형업체들은 오히려 점유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MLP펀드의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이 유가 하락이 아니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셰일오일을 포함한 원유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최근 MLP업체의 주가 하락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TC파이프라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순이익이 약 800만달러(약 88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내년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될 경우 현재 수준보다 이익이 감소하는 인프라업체들이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