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잡스의 유지(遺志)와도 같았던 '4인치 화면'을 깬 데 이어, 이번엔 스타일러스(전자펜)까지 도입할 모양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잡스가 생전에 혐오했던 '스타일러스(전자펜)' 관련 특허를 애플이 출원했다고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스타일러스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서 그림이나 글자를 입력하는 전자펜 형태의 도구다. 애플은 2012년 펜 촉의 길이와 필압(筆壓)을 조절해 화면에서 다양한 굵기·색·질감·진하기의 선을 표현하는 기술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관련 문서가 공개됐다. 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태블릿PC는 2~3년 내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여러 제품에서 다양한 스타일러스를 사용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후 단 한 제품에서도 스타일러스를 채택한 적이 없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신은 이미 우리에게 10개의 스타일러스(손가락)를 주셨다"며 "인공적인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면 당신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하는 등 스타일러스를 극도로 싫어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스타일러스 특허를 출원한 배경에는 현 최고경영자(CEO) 팀 쿡〈사진〉의 결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쿡 CEO는 시장 반응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있다.

잡스는 "7인치 태블릿은 시장에 나오는 즉시 망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애플은 2012년 말 소형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