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어(大魚)' 제일모직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모 청약 경쟁률이 얼마나 높게 나오느냐에 따라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달라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은 공모 흥행에 대한 전망에 쏠렸다. 청약증거금 수천만원을 대출받아야 할 만큼 투자 매력이 있을 지 막판까지 눈치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 "공모 청약 경쟁률, 삼성SDS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

제일모직의 일반 공모주 청약은 10~11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총 공모주 수는 574만9990주며,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KB투자증권 중 한 곳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공모가는 5만3000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1인 당 몇 주를 배정받을 수 있을 지는 공모 경쟁률에 따라 달라진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 수는 적어진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앞서 지난달 상장된 삼성SDS때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공모가와 공모주수의 차이를 놓고 볼 때 제일모직의 공모 청약 경쟁률은 삼성SDS때(134.19대1)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삼성SDS(19만원)의 3분의 1도 안 된다는 점에서 삼성SDS때보다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공모주수는 제일모직이 삼성SDS에 비해 5배 가까이 많다. 제일모직이 574만9990주를, 삼성SDS가 121만9921주를 내놨다.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 수는 증가하겠지만 배정된 물량도 그만큼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청약 경쟁률이 삼성SDS를 크게 뛰어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 제일모직, 삼성SDS보다 기대 수익률 높다?

그렇다면 삼성SDS와 비교할 때 제일모직의 투자 매력은 어떨까? 제일모직의 청약 경쟁률이 삼성SDS때와 최소한 비슷할 것이라는 추측은 두 회사의 투자 매력이 엇비슷하거나 제일모직이 더 크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데, 이에 대해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계열사 간 지배 구조를 놓고 볼 때 제일모직은 최상위에 있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만약 삼성그룹이 향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제일모직이 지주회사가 될 확률이 높다.

제일모직은 또 대주주 지분율이 상당히 높은 계열사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25.1%를, 이부진·서현 사장이 각각 8.37%를, 이건희 회장이 3.72%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이유정씨(0.48%)와 매형인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0.08%)의 지분율까지 모두 더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46%가 넘는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11.25%를, 이부진·서현 사장이 각각 3.9%를 보유하고 있다. 3남매의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19%가 조금 넘는다.

전체 유통 주식 수가 삼성SDS에 비해 적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량이 적으면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기 쉽기 때문. 상장 직후 유통될 제일모직의 주식은 총 2587만9560주다. 전체의19.2%다. 삼성SDS의 경우 상장 직후 전체의 36.24%인 2804만1018주가 유통됐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마땅한 금융상품이 별로 없는데, 제일모직은 삼성SDS에 비해 유통 주식 수도 적고 그룹 내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대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3~4일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삼성SDS때(651대1)보다 낮은 465대1에 그쳐,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공모 청약 경쟁률 역시 제일모직이 삼성SDS를 못 따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일모직 관계자는 "삼성SDS의 수요 예측때와 달리, 이번 제일모직 수요예측에서는 금융투자협회가 연기금이 기관투자가를 통해 대리 청약하는 것을 금지해 연기금이 제일모직 수요예측에 직·간접적으로 이중 청약하지 못했다"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삼성SDS때보다 2배나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 경쟁률 400대 1이라면?…증거금 대비 수익률 0.4%

올해 공모주 시장의 마지막 대어인 만큼 투자자들이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청약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청약 경쟁률이 몇백대1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높게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개인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매우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청약 경쟁률이 400대1이 넘어가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선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제일모직의 청약 경쟁률이 400대1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투자자는 400주를 신청해야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400주를 신청하는 데 필요한 돈은 1060만원. 청약증거금은 대체로 전체 청약금의 절반 수준에서 정해진다. 1060만원을 들여 1주를 배정받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제일모직의 주가가 상장 후 매우 큰 폭으로 급등하지 않는 이상 수익률은 터무니 없이 낮다. 삼성SDS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 제일모직의 주가가 10만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할 때, 제일모직 공모주 투자자는 1주 당 약 5만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즉, 제일모직의 공모 청약 경쟁률이 400대1이라면 개인 투자자는 청약증거금 1060만원을 들여 5만원의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수익률은 0.47%에 불과하다. 물론 청약증거금은 회사에서 이틀 간 보관한 뒤 돌려주지만, 자산가가 아닌 이상 수천만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을 지불하기 위해선 대출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일모직이 대형주인 만큼 주가가 상승하는 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이 아무리 삼성그룹 지배구조 수혜주라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대형주인 만큼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처럼 주가가 며칠만에 10배 가까이 뛸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500대1, 600대1의 청약 경쟁률이 나오는 건 IT 등 성장성이 큰 업종에 속한 코스닥시장 상장사여야 하고, 주가가 1만원대 이하여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제일모직은 업황 자체의 매력보다는 지주사 패러다임 때문에 인기있는 종목인 만큼, 주가의 상승폭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