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수리비가 상대적으로 큰 외제차를 악용해 자동차보험금 사기에 나선 혐의자 30명을 무더기 적발했다. 이들은 인적 피해가 없을 경우 사고조사가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해 차량추돌 등 경미한 사고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3년 동안 41억90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금감원은 2011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최근 3년간의 차량 대물사고 17만건을 조사한 결과 외제차를 활용해 총 687건의 고의사고를 일으킨 보험사기 혐의자 3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외제차 사고의 경우 보험사가 미수선수리비(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수리비, 부품교체비용 등을 추정해 수리비 명목으로 현금 수령하는 방식) 지급을 선호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통상 차량사고로 수리가 필요할 경우 수리 기간 동안 피해자에 동급차량을 대여해줘야 하는데 부품 조달이 어려운 외제차는 수리 기간이 길어 렌트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혐의자들은 차량 수리를 중소 정비업체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해 현금으로 수령한 미수선수리비와의 차액을 초과이득으로 가져갔다.
혐의자들은 차량수리비 총 33억6000만원 중 60.5%(20억3000만원)를 미수선수리비로 받았다. 통계기관인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평균 미수선수리비 처리비율은 8.8%에 그친다.
이번에 적발된 687건의 경우 사고 1건당 평균 수리비는 약 490만원으로 외제차 평균 수리비(약 280만원)의 2배, 국산차(약 90만원)의 6배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벼운 접촉사고 등 경미한 사고를 주로 활용했는데 사기보험금 41억9000만원 중 차량수리비 등 대물보험금이 80.5%(33억6000만원)를 차지했고, 치료비를 포함한 대인보험금은 8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혐의자들은 1인당 평균 자동차 사고를 23건 냈고, 보험금으로 평균 1억4000만원씩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혐의자는 BWM, 벤츠 등 중고의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3년간 28건의 고의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으로 2억8000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를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가의 외제차량 수리비 청구와 관련한 보험사기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교통사고를 상습적으로 일으킨 사람을 대상으로 보험사기 혐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