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저 우리사주 사야 돼요? 얼마나 사는게 좋아요?"

최근 제일모직의 직원들로부터 받고 있는 질문입니다. 당황스러워 왜 본인 회사 얘길 외부인에게 묻냐고 되물으니, 직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사주 1차 신청 기간에는 한도 물량이 다 청약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제일모직은 2차 추가 신청을 받았고, 추가 신청은 10대1의 꽤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습니다.

공모가가 얼마로 결정될 지도 관건입니다.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제일모직이 3~4일 이틀동안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범위(4만5000~5만3000원)의 상단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일부 기관 투자가들은 9만원 이상을 써낼 의향도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공모가가 얼마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우리사주의 가격은 크게 차이날 전망입니다. 2년차 사원의 경우 700주까지, 3년차 사원은 800주까지 살 수 있으며 5년차 사원은 1200주를 살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를 들어 1200주를 공모가 5만3000원에 산다면 6360만원이 들지만 4만5000원에 산다면 5400만원에 살 수 있습니다. 960만원을 덜 주고 같은 수의 주식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셈이죠.

만약 공모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게 나온다면, 우리사주를 적게 신청한 직원들은 '더 살 걸 그랬다'며 후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공모가가 예상보다 지나치게 높게 나온다면 회사측에서는 기뻐하겠지만 우리사주를 많이 신청한 직원들은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겠죠.

우리사주에 대한 제일모직 직원들의 관심이 뜨거워진 데는 앞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SDS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S는 지난 2001년 초 입사자까지 1명 당 90주의 우리사주를 지급했으며, 그보다 연차가 오래 된 중견급 임직원들은 더많은 수의 우리사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5년 동안 회사에 근무한 직원은 3500주를 받아 약 12억원어치의 주식 부자로 등극하기도 했죠. '복이 터진' 극히 일부의 사례를 제외하고도, 공모가인 19만원에 산 직원들 역시 이미 87%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지난 2010년 상장된 삼성생명(032830)은 공모가가 11만원이었지만 4년 동안 줄곧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돼 직원들을 애타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계열 두개 회사의 반대되는 사례를 모두 지켜본 제일모직 직원들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우리사주를 얼마나 사야 하느냐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니 뭐니 하지만, 어느 시점에 어떤 계열사가 지배구조 개편 수혜를 볼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곤 말이죠. 제일모직 직원들에겐 명쾌한 답이 될 수 없겠지만, 그저 '소신껏' 사는것이 정답입니다.

우리사주를 놓고 희비가 엇갈린 사례는 삼성그룹 밖에도 있습니다. 최근 일부 SKC코오롱PI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적게 샀다가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초 희망공모가(1만2500~1만5000)를 생각하고 우리사주를 적게 신청했던 직원들이 공모가가 예상보다 훨씬 낮은 8000원에 결정되자 '더 샀어야 한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팀장급 이상 직원들은 최소 2만주 이상을 신청했는데, 이들을 포함한 일명 '만주 클럽'은 주식을 싼 가격에 많이 샀다며 웃고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최근 상장된 뒤 주가가 계속 급락하고 있는 A회사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안 사길 잘 했다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이 회사는 앞서 우리사주 청약이 미달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