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시장에는 언제쯤 볕이 드는 걸까. 출범한 지 1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거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상장회사 수와 시가총액은 늘었지만 많은 기업은 거래가 아예 안 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예탁금 한도 등 투자 장벽이 높을 뿐 아니라 정부에서 내놓은 유인책도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3일 기준 코넥스시장에는 62개 회사가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1조4393억원이다. 작년 7월 22개 회사, 시가총액 4689억원으로 문을 열었던 것에 비하면 규모는 3배 정도 커졌다.
반면 출범 당시부터 우려됐던 거래량 부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작년 코넥스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6억1000만주, 거래대금은 3억9000만원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각각 3억7000만주, 2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덩치만 커졌지만 거래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특히 일부 종목으로만 거래가 쏠리는 현상이 심각하다. 3일에는 62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인 36개 회사가 아예 거래되지 않았다. 이날만의 일이 아니라 출범 이후 줄곧 24~26개 종목만 가격이 형성됐고 나머지는 거래 제로(0) 상태다. 시가총액 1,2위인 하이로닉과 엔지켐생명과학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 정도인데 그나마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반면 일부 종목은 상장한 이후 거래된 날을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들이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일부 기업들의 얘기다. 왜 이런걸까.
① 개인 투자자, 3억원 있어야 투자 가능
가장 큰 걸림돌은 개인 투자자에 대한 예탁금 규제다. 지금 코넥스 상장 주식을 사려면 일단 예탁금 3억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은 투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진입 장벽을 일정 수준 높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문턱이 너무 높다보니 정작 회사 직원들도 자기 회사 주식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탁금 규제를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로 낮춰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하고 있다.
②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코넥스 주식 편입 '0'
정부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코넥스 상장 주식을 30% 편입하면 공모주를 우선 배정해주기로 했지만, 실제로 담고 있는 펀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총 자산의 60%를 채권으로 채워야 하는데, 코넥스 상장 주식은 채권이 아니라 주식이다. 굳이 투자 위험을 감수해가며 코넥스 주식을 편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는 "하이일드 펀드에 담을 경우에는 코넥스 주식도 채권으로 인정해준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③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도 어렵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올해 두 번, 여러 곳의 상장사를 모아 합동 기업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이 같은 단발성 행사는 투자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에서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 달에 한 건 정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