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헬싱키 연설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일부 부동산과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면 지금의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이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다'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부동산이나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더라도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뉘앙스였다. 매번 요리조리 빠져나가기만 한다는 평을 받았던 드라기로서는 파격적인 멘트였다.

통화정책 수장이 강한 입장을 견지하면, 실물경기는 몰라도 증시까지는 어느 정도 따라붙는 것이 현재의 장세다. 유럽 증시는 10월초에 비해 최소 10% 이상씩은 올랐다. 이번에는 제대로 양적완화를 해서 경기를 살릴 것이란 기대감이 녹아든 것이다.

최근 한국 투자자들을 애먹게 하는 국제유가 급락이나 엔화 약세도 수장들(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영향이 컸다.

이렇다보니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책임자가 확실한 입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내리면서도 가계부채가 너무 많다고 걱정하는 걸보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도 현재는 잠잠하다.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났다. 당분간은 국제유가나 환율, 그리고 각국 통화정책자나 정부의 움직임에 움직이는 장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오늘(3일)은 계속해서 드라기를 지켜봐야할 국면이다. 오늘(3일)은 유럽의 3분기 GDP 수정치가 발표되고, 10월 소매판매도 발표된다. 또 내일은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