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자가 국내 소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역(逆) 해외 직구(直購)’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 침체에 시달리는 국내 쇼핑몰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역직구 수요를 잡으면 시장 확대, 해외 진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직구 규모는 집계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다만 역직구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역직구 금액은 2011년 49억 원, 2012년 120억원, 2013년 262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자상거래 수출협의회는 자체 조사 결과 우리나라 지난해 역직구 규모를 3700억원으로 추산했다. 협의회는 참여업체 실적에 기초해 계산한 반면 정부는 신고물품을 기준으로 집계해 금액에 차이가 있다.

해외 직구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어디서 팔든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싶은 소비자 욕구는 같기 때문이다. 역직구는 한류열풍 덕에 국내 상품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커진 영향이 있다. 한국 연예인이 입고 차고 다니는 패션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도 국내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역직구족 잡기에 나섰다.

롯데닷컴은 2월19일부터 ‘글로벌 롯데닷컴’ 사이트를 선보였다.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19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국어와 영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해외 소비자는 롯데닷컴 사이트를 통해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해외 구매자가 자국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다만 11월초부터 12월말까지 중국어 서비스는 잠시 중단한다. 그동안 구글 번역 서비스로 중국어 사이트를 운영하다보니 번역의 질이 떨어져 사람이 직접 번역해주는 중문 사이트로 개편 중이다. 개편 후에는 상품 상세 설명까지도 중국어로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롯데닷컴 이용자수는 급증하고 있다. 최근 3개월(7월20일~10월19일) 매출이 개관 초기 3개월(2월20일~5월19일)보다 3배 늘었다. 글로벌 롯데닷컴에서 구매건수 기준으로 중국 고객이 33%를 차지한다. 그 다음 홍콩, 미국, 싱가포르, 호주, 대만 순으로 많다. 매출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이 중국 고객이다. 5월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지불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도입한 영향도 있다.

앞서 G마켓은 2006년 10월 영문숍을 열고 영문 및 해외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세계 70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2013년 9월 한류열풍에 힘입어 해외 고객이 점차 늘어나자 영문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같은해 10월에는 중문숍을 열었다. 영문숍 이용고객 절반가량이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중화권 고객임을 감안했다. 중문숍은 구매, 결제, 배송, 고객관리 등을 모두 중문으로 제공한다.

G마켓 글로벌숍(영문숍·중문숍) 판매액은 올들어 10월까지 지난해대비 33% 늘었다. 2012년, 2013년에도 각각 전년대비 판매액이 18%, 32% 늘며 꾸준히 찾는 외국인이 많아졌다. G마켓 글로벌숍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는 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이다.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다음은 대만, 러시아, 호주, 미국 순이다.

11번가는 2012년 10월 영문 쇼핑몰을 열었다. 올들어 지난 5일까지 매출은 전년대비 50% 늘었다. 매출은 중국에서 35% 발생해 가장 많다. 뒤를 미국(18%), 호주(17%), 캐나다(15%)가 따르고 있다.

인터파크도 지난 6일 글로벌 쇼핑사이트를 개설했다. 인터파크 글로벌 쇼핑사이트는 중문 및 영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총 600만여종 상품을 판매한다. 원하는 상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이 마련됐다. 패션·뷰티, 유아동·식품, 생활 가구, 디지털, 레저 등 다양한 상품군을 구성했다. 상품 가격을 달러, 유로, 위안화, 엔화로 바로 환산해주는 환율정보도 지원한다.

온라인몰 관계자는 “역직구족을 사로잡기 위한 온라인몰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영문 쇼핑몰 실질적인 수요자가 중화권 고객임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중국어 사이트 개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