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기름'. 아무리 해도 융합되지 않는 상황을 비유할 정도로 서로 섞이지 않는 물질이다. 이런 두 물질을 초음파를 이용해 손쉽게 섞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물과 기름 성분이 함께 들어가는 화장품이나 의약품을 좀 더 안전하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추민철〈사진〉 박사 연구진은 "초음파를 이용해 물속에 기름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분산해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물과 기름은 분자 결합의 전기적 성질이 달라서 섞이지 않는다. 화장품을 만들 때 기름을 물에 섞으려면 비누나 세제에 쓰이는 성분인 계면활성제를 첨가제로 넣어야 한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 양쪽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에는 천연 계면활성제를 쓰지만, 피부에 자극을 줄 가능성이 있다. 기름 성분이 들어가는 정맥 주사제에도 계면활성제가 들어간다.
추 박사는 계면활성제 대신 초음파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름에 초음파를 쏘면 미세한 기포(氣泡)가 생긴다. 이 기포가 터지면 더 큰 에너지가 나와 기름이 잘게 부서진다. 실험에서는 화장품용 기름이 초음파에 의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잘게 부서져 물에 골고루 퍼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에 대해 한국과 미국·일본·독일·중국에 특허 출원을 마쳤다.
입력 2014.12.02.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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