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내년 1월까지 크롬북을 사면 240달러 상당의 구글 드라이브 이용권한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의 크롬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노트북인 ‘크롬북’이 출시된지 3년 만인 올해 520만대까지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보다 판매량이 79%나 늘어난 수치다.

크롬북은 구글의 본고장인 미국과 교육시장을 공략한 것이 효과를 봤다. 출시 초기부터 시장개척에 힘을 보탠 삼성전자(005930), 에이서 같은 제조사와의 협력도 빠른 안착을 도왔다.

하지만 크롬북이 PC 시장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 또 기업용 시장의 문을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년간 시장에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지금의 위치보다 더 올라서기 위한 크롬북의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해 북미·교육·삼성전자가 판매 견인

크롬북의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300달러(약 33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중저가 노트북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하드디스크 대신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성돼 있기에 데이터나 프로그램을 모두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쓰기 때문이다. 제조사가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크롬북 판매의 82%가 북미에서 이뤄졌다. 크롬북 판매량 중 85%는 교육용으로 소화돼 미국·캐나다 학교에서 채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크롬북이) 미국 교육시장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18개월 전 점유율이 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제조사는 삼성전자로 6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에이서(21.4%), HP(6.8%) 등이 뒤를 이었다.

◆ “크롬북 사면 2년간 구글 드라이브 1TB 공짜로 제공”

일반 소비자와 비교해 기업용 시장에서 크롬북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크롬북을 사용하려면 클라우드를 업무환경에 적용해야하는데다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자벨 뒤랑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이 크롬북 사용을 검토했지만, 실제 구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연말 성수기를 맞이해 크롬북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를 연계한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크롬북을 사면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구글 드라이브를 2년간 공짜로 쓸 수 있는 것이다. 구글 드라이브를 2년간 사용할 경우 240달러(약 26만원)를 내야하는데, 저가 크롬북의 경우 200달러대 초반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어 사실상 공짜로 크롬북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구글측은 내년 1월 31일까지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마케팅전략을 놓고 기기와 서비스를 함께 판매, 크롬북은 물론 구글 드라이브 사용자까지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 맥(Mac)의 경우 아이폰의 인기와 함께 판매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면서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사용자들이 클라우드에 친숙해지면 지금보다 크롬북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