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부터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하는 여초(女超)시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건설업계에서 '여초현상'은 여전히 먼 이야기다.

26일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9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의 평균 남녀 성비는 100대 9.04였다. 남성 100명당 여성 9.04명만 일한다는 뜻이다. 10대 건설사 전체 직원(5만3218명) 중 여성 직원(4414명)이 차지하는 비중도 8%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건설(8위)이 남성 100명당 여성 13.5명으로 남녀 성비가 가장 높았고 삼성물산(1위) 건설부문이 12.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10위)의 남녀 성비는 11.6명, 현대건설(2위)은 11.4명으로 집계됐다. GS건설(6위)은 7.3명, 한화건설(9위)은 7.1명, 대우건설(5위)은 6.69명, 대림산업(4위)은 6.07명을 각각 기록했다.

10대 건설사 중 남녀 성비가 가장 낮은 곳은 롯데건설이었다. 롯데건설은 남성 직원 100명당 여성 3.12명이 근무했다.

건설업계 10대 기업 중 오너(신영자 롯데건설 사장)를 제외한 여성 임원은 단 3명에 불과해 기업 내 유리천장이 여전히 높음을 실감하게 했다. 10대 건설사 중 여성 임원이 재직하고 있는 곳은 SK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세 곳이다.

홍윤희 SK건설 상무(지속가능경영담당임원)는 SK케미칼 출신으로, 2008년 SK건설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내 첫 여성 임원이 됐다. 그는 미국에서 화학박사학위를 받고 화학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SK케미칼 과장급으로 영입됐다.

김원옥 현대엔지니어링 이사대우(화공플랜트 사업부)는 30년간 플랜트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다. 플랜트 부서는 강도 높은 업무와 잦은 해외 출장 탓에 여성 직원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알려졌다. 그는 1984년 현대중공업 공채로 입사해 1988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옮겼고 2010년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경숙 GS건설 상무(플랜트구매3담당)는 올해 승진했다. 건설사 공채 출신 중 첫 여성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LG엔지니어링(1999년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에 합병)으로 입사해 20여년만에 상무를 달았다. GS건설은 올초 인사 발표 당시 "이경숙 상무는 지난 23년간 플랜트 사업에서 꾸준히 활약해 플랜트 분야 전문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