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서울 송파구 장지동‘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모델하우스에서 열린 단지 내 상가 공개 입찰에 투자자들이 몰려 있다. 이날 13개 점포가 모두 예정가보다 1억~2억원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청약 열기에 힘입어 후끈 달아올랐던 상가 분양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공급가격에 과도하게 프리미엄(웃돈)이 붙은데다 상가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이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공개경쟁 입찰에 나선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상가가 미분양됐다.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상가는 1층 41개 점포, 2층 18개 점포를 공개입찰 방식으로 분양했지만 13개 점포를 제외하고 나머지 46개 점포가 유찰됐다.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상가는 트랜짓몰 구역과 휴먼링(산책로) 안에 있고 근처에 위례 아이파크1·2차, 송파 와이즈더샵 등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어 배후 수요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를 받던 곳이다. 이곳 아파트도 청약당시 좋은 성적을 냈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위례 아이파크 상가(점포 91개)도 분양 때 완판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트랜짓몰 구역에 조성된다는 이유로 공급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유찰됐다는 평가다. 한 상가 분양 전문업체 관계자는 "수분양자에게 중도금 대출 혜택을 주는 조건이 없었고 3.3㎡당 분양가격이 대략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상가의 평균 공급가격은 3.3㎡당 3500만~4000만원이다. 역세권인 위례중앙역(예정) 인근 상가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450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인근 송파구 문정동의 상가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2500만~3500만원대인것과 비교하면 많이 비싸다는 평가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와 하남시 등 3개 구에 걸쳐 조성되는 신도시로 입주가 완료되면 약 10만명(4만2392가구)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16~2017년에야 입주를 시작하고 위례 전체를 관통하는 트램(전차)은 약 5년 후인 2021년에 조성된다. 당장 꾸준한 유동인구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위례신도시가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어서 외부 인구 유입이 없고 트램 조성이 늦춰지면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들을 인지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배후수요가 많이 모인 곳, 장기적으로 본다면 역세권 위주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위례신도시에 상가 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것도 '묻지마'식 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앞서 위례중앙역을 중심으로 '위례 중앙 푸르지오', '위례 아이플렉스', '우성 트램타워', '위례 에이플타워' 등이 연달아 공급됐고 12월에는 '위례 한화 오벨리스크'의 지하상가 '센트럴스퀘어', 우남역에는 '우남역 트램스퀘어' 등이 분양 대기 중이다.

위례 상가시장와 종종 비교되는 판교신도시의 대표적인 쇼핑몰 '아비뉴프랑'과 직접 대조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아비뉴프랑은 공급업체가 입점하는 점포의 브랜드와 업종을 직접 선별해 업종 중복을 피하고 최근 트렌드에 맞춰서 틀을 짜는 임대형 쇼핑몰이다. 반면 위례신도시의 주요 상가들은 대부분 분양대행업체가 수분양자에게 점포를 분양만 해주면 되는 분양형 쇼핑몰이다.

선 대표는 "위례신도시 아파트 청약 시장 분위기와 기대심리만 믿고 무리하게 분양을 받는 경우 예상보다 수익이 나지 않을 위험 있다"며 "아파트 단지 중심 편의점, 슈퍼마켓, 중개업소 등 필수적 편의시설 외에 나머지 업종은 시간이 좀 지나야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