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사진현대차그룹 회장이 "올 연말 글로벌 판매량 800만대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00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요타·폴크스바겐·GM(제너럴모터스) 등 '빅3' 기업을 추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정몽구 회장은 24일 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모인 11월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연말 판매 800만대를 돌파하면 글로벌 상위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원화 강세와 엔저 등으로 시장 여건이 불리하지만 어려울 때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며 "신흥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현지 사정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800만대 이후 시대를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신흥 시장·현지전략형 차가 原動力

정 회장이 올해 800만대 돌파 목표를 제시한 것은 임직원들에 대한 독려(督勵)의 의미가 크다. 현대·기아차가 연초에 정한 올해 판매 목표량이 786만대였지만 연말까지 약 한 달을 앞둔 상황에서 목표를 14만대나 높였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흥 시장의 판매량 증가세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가파르다"며 "지금 추세라면 12월 말쯤 800만대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 브릭스(BRICs) 4개국에서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 1~10월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5%, 인도와 브라질에서 각각 8%, 7.2% 성장했다. 중국의 준중형차 '위에둥'과 '랑동', 인도와 브라질의 소형차 'i20' 'HB20' 등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800만대 돌파는 글로벌 최상위권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06년 800만대 돌파에 성공한 이후 급성장해 2008년 당시 세계 1위였던 GM을 제쳤다. 폴크스바겐도 2011년 800만대 고지를 넘어선 후 "2018년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신차 출시·공급 확대 加速化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의 '800만대 시대 조기 달성' 지시에 따라 연말까지 공격적인 확장 경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연말까지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주력 차종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인다.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유럽에서도 이달 말 소형차 신형 'i20' 판매를 계기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RV(레저용차량) 시장을 겨냥해 미니밴 '카니발'과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쏘렌토' 판매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각 시장의 수요(需要)에 맞게 제때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체제를 갖추라"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생산 거점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북미·중남미 시장에서의 만성적 공급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멕시코에 짓기로 한 기아차 공장이나 중국 신(新)공장 건설 사업이 그 대상이다.

정몽구 회장이 추격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이 올해 무난히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작년 972만대를 팔았던 GM도 미국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옛 위상을 되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