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에프씨 사모펀드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이하 H&Q)의 보수 91억원을 가압류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청53단독 심문에서 김진현 판사는 19일 이에프씨 납품업체 73곳이 낸 H&Q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인정하고 집행 명령을 내렸다. 가압류된 재산은 H&Q가 기관투자자들에게 받는 보수다. H&Q는 투자 금액 중 1%를 받기로 약정 맺었다.
가압류 규모는 91억원가량이다. 앞으로 H&Q가 받은 보수 30억원이 매년 가압류되게 된다.
법률사무소 태우 소속 도태우 변호사는 "이번 가압류는 향후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을 때 집행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H&Q가 진행한 외상매출담보대출(외담대) 발행으로 납품업체 피해가 컸다. 법정관리를 예견하면도 외담대를 발행한 H&Q의 위법성이 인정한 것"이라 판단했다.
H&Q는 2009년 이에프씨(구 에스콰이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후 이에프씨 재무 상황은 악화됐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지난 3월 H&Q는 채권은행을 상대로 80억원 자금 요청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조건부 동의를 내리고 부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H&Q가 기업회생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채권은행은 워크아웃 결정을 7월로 미뤘다. 그런데 H&Q가 워크아웃 결정이 나기 1주일 전 신규 자금 85억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부도를 막기위한 필요자금이 80억 원인데 여기에 85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해왔다. 이에프씨는 자구노력으로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에프씨는 지난 7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프씨 경영진은 워크아웃 신청 전 협력업체 납품대금 지급방식을 어음에서 외상매출담보대출로 변경했다. 외담대는 대출어음을 본사에서 받아 그 어음으로 은행에 대출을 받는 파생상품이다. 본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출금 회수 의무가 대출받은 대상에게 돌아온다. 즉, 이에프씨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출금 책임은 납품업체가 지게된다.
이에프씨 납품업체 외담대 규모는 확인된 것만 182억원가량. 이들 납품업체 중 73곳은 채권단을 꾸려 지난 8월부터 소송을 준비해오고 있다.
이들 채권단은 다음 주 초 서울지방법원에 이에프씨, 정휘욱 이에프씨 대표, 사모펀드 AP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도 변호사는 "승소를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승소 가능성이 전혀없는 경우 법원이 가압류 신청을 인정하지 않는다. 승소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상대로 가압류가 인정된 사례는 처음이다"라며 "최근 사모펀드도 업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이해 관계자들에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사모펀드 경영 책임론이 재조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