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4'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 열번째로 열린 지스타는 35개국, 617개 기업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 3대 게임전시회로 불리는 이웃나라 일본의 도쿄게임쇼(445개 기업 참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스타 전시장의 규모도 5만3000㎡(약 1만6000평)로 도쿄게임쇼와 맞먹는다.

20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4'가 열렸다. 관람객들이 지스타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올해 지스타의 특징은 모바일게임 약진에 주춤했던 대형 PC·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반격과 함께 대형 신작들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 ‘리니지 이터널’ 압권…온라인게임 신작 눈에 띄어

이날 전시장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게임 대작들이었다. 엔씨소프트(036570)전시관은 총 100대의 PC를 마련하고, 내년에 출시 예정인 온라인게임 ‘리니지 이터널’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리니지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신작으로 2004년 리니지2 이후 10년 만에 등장했다.

PC 화면 속에 펼쳐지는 리니지 이터널 실감나는 대규모 전쟁은 눈을 의심하게 했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하나의 성을 공략하는 공성전에서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엔씨소프트는 또 전투기계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혼’도 소개했다. 이 게임은 기술적·장르 측면에서 온라인게임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넥슨은 역시 15종의 게임을 쏟아내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넥슨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온라인게임 위주였지만 올해는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비율이 반반씩”이라고 했다.

넥슨은 ‘서든어택2’와 ‘메이플스토리2’를 공개했으며, 자회사 네오플은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을 바탕으로 개발한 1인칭슈팅게임(FPS) ‘공각기동대 온라인’과 띵소프트가 제작한 MMORPG ‘페리아 연대기’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온라인게임 1세대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지휘한 ‘문명 온라인’ 체험 버전을 공개했다.

스마일게이트도 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로스트아크'를 전면에 내세웠다. 로스트아크는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해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을 자랑한다.

◆ 모바일게임도 볼거리…유럽 게임스컴과 손잡고 도약

올해 지스타에서는 게임산업의 무게 중심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행사장 구석에 작은 전시관을 마련하고 선보이던 모바일게임을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엔씨소프트 전시관에서는 리니지 이터널 온라인버전은 물론 모바일버전도 만날 수 있다.

넥슨은 총 6종의 모바일 게임을 공개했는데,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야생의 땅:듀랑고’는 개척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게임 ‘광개토대왕’은 임진록을 개발한 김태곤 총괄PD가 15년만에 개발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스타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유럽 게임스컴(Gamesco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하고, 21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올해 지스타 콘퍼런스에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 관련 강연들이 준비돼 있어 국제 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내용으로 꾸며졌다.

B2B(기업간거래)관은 지난해보다 많은 기업들이 참가, 한국기업과 유통·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바이어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올해 3회째 진행되는 지스타 투자마켓은 심사 대상을 3개 그룹 (대학생 벤처, 비법인 개발팀 그룹), 시리즈A(투자 받은 경험이 없는 그룹), 시리즈B(투자 받은 경험이 있는 두 번째 투자를 위한 그룹)로 나누어 심사를 진행한다. 투자마켓에서 최종 선정된 기업은 투자자와 연결해 개발비 지원 등의 투자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한편, 21일과 22일에는 라이엇게임즈의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