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직접 제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대한 발효조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해 온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 전문점이 오는 28일 정식 문을 연다. 맥주전문점 이름은 ‘악마의 문(Devil’s Door)‘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의 외식업 계열사 신세계푸드(031440)는 지난 8월부터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뒤편 '반포천 복개주차장' 상가에 1322㎡(약 400평) 규모의 크래프트 맥주 전문점을 짓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작은 양조장에서 장인(匠人)이 직접 빚는 맥주를 말한다.

19일 밤 11시 공사현장에 찾아가 봤다. 이 곳은 개장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공사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신세계푸드 직원들과 공사현장 인부들이 밤샘 공사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 맥주 전문점 내부에는 거대한 맥주 발효조 6기가량이 설치돼 고객이 양조(釀造)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발효조는 독일 제조사에서 수입됐으며 탱크 조립을 위해 독일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 맥주 제조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신세계는 최고급 에일(Ale) 맥주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전 세계 하이엔드급 맥주와 먹거리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번 사업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오랜 기간 시장성을 점검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직접 이태원과 강남 일대 명소로 뜨고 있는 맥주전문점들을 방문해 경쟁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신세계푸드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맥아 및 맥주 제조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해 유통·주류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들어 소규모 맥주 제조업자도 자체 제작한 하우스맥주를 주류 도·소매업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이 완화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해외 맥주인 '마튼즈'와 '5.0'을 수입해 성과를 내는 등 맥주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신세계는 이곳에서 맥주를 직접 제조해 이마트 등 유통망을 활용해 하우스맥주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대형 유통업체(이마트·신세계백화점)와 외식사업(보노보노·자니로켓), 식음료사업(스타벅스) 등을 벌이고 있어 맥주사업 진출 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서 판매할 에일맥주 1잔 가격은 약 1만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직접 제조하는 맥주와 국산 맥주, 수입 맥주 등 3 종류의 맥주를 팔 계획”이며 “이번 주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치고 28일부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창 공사 중인 신세계 맥주펍 '데블스 도어(Devil's Do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