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하리리 세엘진 세포치료제 부문 박사

"혁신적인 치료제의 도움으로 난치병 환자가 건강을 되찾으면 일을 할 수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제약분야의 글로벌 강소(强小)기업으로 손꼽히는 세엘진(Celgene)의 로버트 하리리 연구개발최고책임자(CSO)는 18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개최된 '제약산업 공동 콘퍼런스 2014'에서 "바이오의약품에 투자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의약품 연구개발(R&D)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세엘진은 최근 뜨는 신약개발 분야의 대표적 제약사로 시가총액이 850억달러(약 93조5000억원)에 이른다. 1986년 설립됐으며 현재 미국 뉴저지 주 서밋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하리리 박사는 이곳에서 세포치료제 개발부문을 이끌고 있다.

하리리 CSO는 "1988~2000년 혁신적인 바이오의약품이 미국에 끼친 기여도를 돈으로 환산하면 3조5000억달러(약 384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며 "바이오 의약 분야는 미국내에서 양질의 일자리 65만개를 창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의학 투자에 따른 경제 선순환 구조를 거듭 강조했다. 하리리 CSO는 "소아마비, 홍역, 에이즈 등 과거에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여기지던 병들도 1990년대 들어 혁신적인 신약이 개발되면서 고칠 수 있게 됐다"며 "암환자 사망률을 1%만 줄여도 5000억달러(약 548조5000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리리 CSO는 또 신약개발 R&D 전략을 짤 때 '매도 먼저 맞는 편이 낫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빨리 실패를 맛본 뒤 보다 가능성이 높은 신약 개발로 투자방향을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며 "혁신과 재투자에 과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엘진은 총 매출액의 30% 이상을 R&D에 재투자한다. 2012년 기준으로 제약업계의 매출 대비 재투자 비율인 평균 17%보다 2배 가까이 더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 췌장암치료제 '아브락산'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세엘진은 한국에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던 약을 최고의 약으로 바꿔놓은 기업으로 종종 거론된다. 세엘진의 대표적인 항암치료제인 '탈리도마이드'는 원래 1957년 영국에서 진통제로 처음 출시됐다. 그러나 임산부들이 이 약을 복용하고 기형아를 낳는 부작용이 발생해 출시 3년 만에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세엘진은 이 약품의 단점을 보완해 항암치료제로 거듭나게 했다.

하리리 CSO는 "세엘진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2040년 인간의 평균 수명을 85세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