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들이 보험료를 4년째 안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우리(온라인 자동차 전업 전업사)가 어떻게 가격을 올릴 수 있겠습니까. 그랬다간 우리들의 장점이 희석돼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대형 보험사를 주 타깃으로 하는 금융당국의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 동결 방침에 온라인 자동차 전업 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 현대하이카, 더케이손해보험 등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자동차 보험 매출액이 대부분인 이들 온라인 전업사들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은 올들어 8월까지 무려 90%를 넘어서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77% 이상이면 적자다.
그럼에도 올 상반기 이들 3사의 개인용 보험료 인상 수준은 1.2~3.4%에 그쳤다. 이 정도 인상폭으로 적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이 서민물가를 감안해 대형 보험사에 대해선 보험료 동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온라인 전업 보험사의 경우에는 가격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밝히고 있으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다 대형사의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가 4년째 오르지 않은 터라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험료를 무턱대고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보험 전업사는 오프라인 채널 대비 약 15% 저렴한 보험료가 최대 강점인데, 이러한 강점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들도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 LIG다이렉트처럼 온라인 자동차 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자동차 보험에서 발생한 손해를 다른 장기·일반 보험을 통해 만회가 가능하다"며 "자동차 보험 비중이 압도적인 온라인 전업사에 한해서는 별다른 가격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001450)·동부화재·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등 대형 5개 손보사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010년 이후 동결해 왔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 행렬이 이어졌던 올해 상반기에도 이들 대형 5개사는 업무용·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만 인상했을 뿐이다.
온라인 전업사의 자동차보험료 손해율과 순손실은 비례관계다. 2012년 연간 손해율이 87.1%에 달했던 악사손보의 손해율은 지난해 89.2%에서 올들어 1~8월 94.5%로 높아졌다. 2012년(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이 139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순손실 21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더케이손보와 현대하이카도 적자 전환하거나 손실폭이 커졌다.
이처럼 적자가 누적되자 온라인 3사의 보험금 지급력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위험기준 자기자본(RBC·Risk Based Capital) 비율은 악사손보 146%, 현대하이카 144.8%, 더케이손보 178.9%로 업계 평균(264.9%)은 물론 안정적인 수준인 200%에 못미치고 있다.
한 온라인 손보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언더라이팅(가입 심사)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지만 온라인 손보 시장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고 있다 보니 덩치를 앞세운 대형사에게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대형사에 대한 가격제한 정책이 온라인 전업사에게는 결과적으로 치명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서민들을 위해 보험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막으면 부작용이 나오기 마련이다"며 "감독당국은 금융사의 부당 부정 행위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