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증권(ETN)이라는 낯선 상품이 거래소에 등장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지만 더 적극적,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10개 ETN이 선보인 첫날, 투자자들은 '배당'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 박스권 증시에서 등락폭이 큰 종목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6개 증권사의 10개 ETN이 상장됐다. ETF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옵션을 활용해 시장 평균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이 있고,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비중의 종목을 확대하는 'able Quant비중조절 ETN'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국내 개인이 투자할 수 있도록, 미국 달러화로 환산된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는 '신한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도 있다.
상장 첫날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테마는 '배당'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H)'는 이날 하루 동안 2810만원 거래됐다. 전체 거래대금(6535만원)의 43%다. 다른 배당 관련 ETN인 'octo WISE 배당 ETN'(비중 9%)를 합치면 거래대금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하나는 유럽 17개국의 고배당주에 투자하고 다른 ETN은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하지만, 연말이 다가오자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연말 배당시즌이 임박했고, 저금리 환경으로 인해 증시에 고배당주 테마가 형성된 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등락폭이 큰 주식에서 수익을 얻기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등락폭이 큰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전략을 사용하는 'octo Big Vol ETN'는 전체 거래대금의 11%를 차지하며 10개 종목 중 거래대금 2위였다. 반면 등락폭이 낮은 주식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전략을 쓰는 '대우 로우볼 ETN'은 이날 ETN 거래대금 중 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ETN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ETN은 ETF와 달리 직접 투자대상을 편입하지 않아도 되며, 다양한 전략 지수형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액티브ETF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전략지수형 ETN이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액티브ETF란 편입종목과 비중을 수시로 조절하며 운용하는 ETF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