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 8월 중소기업 제품·농축수산물 판로 확대와 창조경제 유통망 구축을 위해 기존 6개 TV홈쇼핑 외에 별도의 TV홈쇼핑 채널을 신설하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6개 TV홈쇼핑 채널이 60% 이상의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했지만 시청자가 많은 시간대인 프라임타임에는 대기업·외산 제품 일색이었고, 벤처기업의 혁신적 상품을 판매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승인정책방안을 마련중이며, 이르면 연내 사업자승인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과 농수산물 판매를 위한 공영성을 핵심가치로 내세운 '제7 홈쇼핑'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 TV홈쇼핑, 대기업·수입 제품으로 영업이익률 15% 달성
국내 TV홈쇼핑 사업자는 쉽게 말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6~15번 사이 지상파 인접 채널을 배정받은 6개 사업자가 지난해 거둔 매출 규모는 약 4조6000억원. 영업이익률은 15%에 가깝다. 이들은 지난해 30% 초반의 판매수수료를 받았고, 송출수수료로 9700억원을 지불했다.
명목상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은 지난해 6개사 평균 63%인데, 중소기업 제품을 위주로 하는 홈앤쇼핑(81.3%)의 영향이 크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국산 편성 비중이 6%대에 그친다.
이정구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관은 17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공영TV홈쇼핑 승인정책방안 공청회'에서 "정부 권고 등으로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 편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TV홈쇼핑들이 주문·결제·배송·반품 등 서비스 혁신 없이 수익확보를 위해 대기업·수입 제품에 편중돼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제7 홈쇼핑은 비영리법인으로 설립하거나 영리법인으로 세우되 출자자를 공공기관으로 하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제7 홈쇼핑은 1개 채널로 제한하며, 운영수익을 설립목적 달성을 위한 재투자에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자본금 1000억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판매수수료는 기존 6개 TV홈쇼핑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춘 20%를 상한으로 책정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최초 판매수수료 상한을 20%로 책정하면서 경영상황을 고려해 상한을 높일 수 있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
◆ 공영성 잃으면 채널 반납해야…공공기관이 지분 가져야
이날 공청회 참석자들은 편법으로 설립목적에 위반되는 행동을 할 경우, 이에 합당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비자보상시스템을 갖추고, 농축수산물의 경우 외산이 아닌 국산 비중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재섭 남서울대 교수는 "NS홈쇼핑은 농축수산물 판매 비중이 처음에 80%였는데 지금은 60%까지 떨어졌다"며 "홈앤쇼핑은 돈되는 회사는 25차례나 방송해주면서, 1회만 방송한 회사가 71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제7 홈쇼핑이 공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시장에 지분이 거래되서 민간기업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내년에 TV홈쇼핑 3개 채널을 미래부가 재승인하는데, 자기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채널을 반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권 중소기업청 과장은 "공영성은 결국 누가 경영권을 갖느냐에 따라 회사의 형태가 달라진다"면서 "공공기관이 계속 지분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공영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적 장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우 해양수산부 과장은 "공영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싸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노력, 민영 홈쇼핑이 따라오는 구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황진자 한국소비자원 팀장은 "공영 TV홈쇼핑은 민영 TV홈쇼핑보다 높은 수준의 소비자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민영 TV홈쇼핑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공영 TV홈쇼핑은 이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