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이동'이 향후 한국이 체결할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도 인력이동 분야 협상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FTA 인력이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17일 밝혔다. 산업부는 "일본 등 선진국이 개발도상국과 체결한 FTA 인력이동 분야 내용을 상세히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력이동 분야 구성 방식과 상세 조문별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인력이동 분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의 FTA 체결 대상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이미 FTA를 발효했거나 협상을 끝냈다. 최근에는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과의 FTA 협상도 끝낸 상태다. 선진국과의 FTA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부분은 상품이었다. 선진국 소비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 한국산 공산품에 붙는 관세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없어지는지가 최대 관심사였던 것이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의 FTA가 대부분 끝난 상태에서 상품 분야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체결해야 되는 FTA는 대부분 개도국이 협상 파트너다. 연내 타결이 예상되는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멕시코, 말레이시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등이 한국의 주요 FTA 대상국가로 꼽힌다. 개도국과의 FTA에서는 인력이동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많은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개도국 입장에선 한국의 노동시장에 얼마나 더 진입할 수 있을지, 어떤 조건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반면 한국 입장에선 가뜩이나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한국 노동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산업부가 선진국이 개도국과 체결한 FTA에서 인력이동 분야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잇따라 협상이 타결된 한중 FTA, 한·뉴질랜드 FTA에서는 모두 인력이동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한중 FTA 타결 이후 중국이 협상 과정에서 중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 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산업부는 중국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이 한국의 노동시장에 관심이 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 많은 수의 외국인력이 한국에 들어와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단순 노동인력뿐 아니라 전문직 인력시장까지 개방하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