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에 책정했던 원격의료 시범사업 예산안이 9억 9000만원에서 3억 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의료계는 예산 삭감에 찬성하면서 추가적인 예산안 통과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달 14일 복지부가 편성한 내년도 원격의료 관련 예산안 9 억 9 000만원 중 이용 현황 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3 억 5 000만원만 통과시켰다. 나머지 활용 모델 개발비 3 억 7 000만원, 정보보호 2 억 3 000만원, 사업운영 4 000만원 등 시범사업 이후에 쓰일 예산액 6억 40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복지위 야당 의원들은 예산안 통과에 적극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과 양승조 의원은 "의료계 여러 곳에 시급한 예산이 산적해 있다"며 "원격의료는 오진 위험성이 크고 대형병원들의 환자 쏠림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부분적인 예산안 통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예산 삭감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원격의료 추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며 "전문가로서 양심을 걸고 반대하고 있지만, 졸속 시범사업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추가경정예산, 예비비 등 원격의료 관련 예산안이 통과되거나 다른 부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지역의사회와 함께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대국민 투쟁을 펼칠 방침이지만, 내년 5월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투쟁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협 관계자는 "일부 의협회장 후보들이 각자의 세력 확장을 위해 힘을 합치지 않고 있다"며 "원격의료 사안에서는 의료계가 일치 단결해 정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