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에 이사 갈 때 이케아로 다 바꾸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났어요."

이달 13일 이케아(IKEA)가 한국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품·가격 정보를 본 직장인 이정호(34)씨의 말입니다. 세계 최대 가구 회사인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국내 판매 가격을 공개하자, '국내 소비자를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한 말·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고객)으로 본 것'이라는 반응이 각종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와 인터넷 게시판을 채우고 있습니다.

'싸고 질 좋은 가구'라는 이미지로 "이케아가 진출하면 국내 가구 업계는 다 망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던 이케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문제의 본질은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미국·유럽 현지보다 값이 비싼 것은 그렇다 해도 대다수 여건이 엇비슷한 한국·중국·일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판매가격이 유독 비싸다는 게 국내 소비자들의 심기를 자극한 것입니다.

16일 현재 인기 제품인 '베스토 부르스 TV 장식장'은 국내 홈페이지엔 44만9000원으로 나와 있는데, 중국에선 1999위안(약 35만8800원), 일본에선 3만9990엔(약 37만8400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110만원인 '팍스 옷장'도 중국(5525위안·약 99만원)과 일본(10만7890엔·약 102만원)에선 더 낮은 가격에 내놓고 있습니다.

국내 홈페이지 첫 화면에 떠있는 '브루살리 침대프레임과 수납 상자'는 국내(39만9000원) 가격이 중국(1446위안·약 25만9000원)보다 14만원 비쌉니다. 국내 홈페이지에서 어떤 제품을 고르더라도 중국·일본보다 싼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조립 비용과 배송 비용 같은 부가 서비스 요금도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케아 한국 담당자는 "진출 시장에 알맞은 합리적인 가격을 정했다"는 답변만 반복합니다. 물론 외국 업체 비판에 앞서 스스로 '호갱'이 된 우리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케아는 다음 달 18일쯤 경기 광명에 한국 1호 매장을 엽니다.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가격인지, 합리적 가격인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