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최대 화제를 모은 삼성SDS가 14일 뜨거운 상장(上場)식을 치렀다.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공모가격(19만원)보다 배 높은 주당 38만원에 거래가 시작됐고, 개장 초반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매매 체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하루 거래된 금액은 1조3476억원. 2010년 삼성생명이 세웠던 역대 상장 첫날 거래대금 최고 기록(1조1000억원)을 갈아치웠다. 그만큼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에 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삼성SDS 주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초가 대비 13.82% 하락한 32만75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S는 이날 네이버를 밀어내고 단숨에 시가총액 6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신기록 세운 상장… 이재용 3남매도 대박

이날 아침 일찍부터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켜고 초조하게 개장 시간을 기다리던 주부 윤모(61·충북 청주시)씨는 배정받은 삼성SDS 주식 17주를 몽땅 팔까 말까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10주만 팔았다. 딸·아들에게서 송금받은 돈까지 합쳐 2억5000만원을 청약 증거금으로 냈는데, 이날 순식간에 200만원에 가까운 투자 차익을 거뒀다. 윤씨는 "아들·딸 대학 입학원서 내고 10여년 만에 다시 눈치작전을 해봤다"면서 "요즘처럼 투자할 데 찾기 어려운 때에 삼성SDS 상장이 대박 날 거라고 하기에 돈을 끌어모아 청약에 참여했는데, 쏠쏠한 수익을 거둬 뿌듯하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주식시장에 상장한 첫날 거래 대금 최고 기록(1조3467억원)을 달성하며 시가총액 6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날 거래는 공모가(19만원)보다 2배 높은 38만원에 시작돼 32만7500원에 마감했다. 전동수(오른쪽) 삼성SDS 대표이사가 시세 단말기에 찍힌 주가를 가리키고 있다.

일반 투자자가 최대 배 수익을 냈다면, 삼성SDS 대주주들은 300배에 가까운 '대박'을 거뒀다. 이건희 회장의 2세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삼성SDS 지분을 사는 데 들인 돈은 204억원인데, 상장 첫날 이들의 주식 가치는 4조8281억원까지 뛰었다. 237배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들과 함께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을 주도했던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각각 1조원과 4300억원이 넘는 지분 가치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SDS 상장이 이토록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이 회사가 조만간 있을 삼성그룹 지배 구조 개편 과정에서 맡게 될 역할 때문이다. 삼성SDS는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 구조의 말단에 있는 회사로 지배 구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이하 지분율 22.6%)인 데다 이재용 부회장(11.2%), 이부진 사장(3.9%), 이서현 사장(3.9%) 3명의 지분율도 19%로 상당하다. 이들이 상장된 삼성SDS의 지분 일부를 팔아 거액의 상속세를 마련하는 '현금 창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보다 더 큰 그림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삼성전자홀딩스 등 지주회사가 설립된다면 삼성SDS 주식을 현물로 출자해 홀딩스 신주를 교부받아 지배권을 넓히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삼성SDS 주가가 오를수록 오너 일가에 득이 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이 책임지고 삼성SDS 주가를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너도나도 몰려든 측면이 있다.

첫날만 반짝? 삼성생명 전례 따를까

공모주를 청약하지 못했던 대다수 투자자는, 지금에라도 삼성SDS 주식을 사도 될는지 고민에 빠졌다. 오늘 주식을 미처 팔지 못한 청약자들도 그럼 언제쯤 팔면 되는지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국내 7개 증권사는 이 회사의 목표 주가를 평균 42만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대 50만원까지 보는 곳도 나왔다.

하지만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전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특별히 이 주식을 살 이유는 찾지 못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 7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남짓의 회사가 시가총액 6위까지 오른 것은 상당한 거품이 끼었다는 얘기였다. 4년 전 화제 속에 상장한 삼성생명도 4년 반 만인 이달 초에야 비로소 시초 가격을 웃도는 거래 가격을 형성해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