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당뇨병 환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당뇨병에 걸리면 평생 약 복용과 혈당 측정에 신경써야 하고 각종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당뇨병에 대한 위기의식을 일깨우고자 1991년 공동 제정했다. 이날은 당뇨병 치료 분야에 크게 기여해 19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레드릭 밴팅 박사의 생일이기도 하다. 2006년 UN이 세계 당뇨병의 날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각국의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촉구한 이후 국제적인 캠페인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당뇨병은 전체 사망 원인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10%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전체 당뇨병 환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2050년이면 591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당뇨병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이유다.

◆ 세종대왕·할리우드 섹시스타도 당뇨병에 '끙끙'

'당뇨(糖尿)'는 포도당이 많이 섞여있는 소변이란 뜻이다. 혈액속 포도당 농도인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못할 때 발병한다. 성인에게는 주로 인슐린 기능이 고장나는 제2형 당뇨병이 나타난다.

당뇨병이 일반인들에게만 찾아오진 않는다. 당뇨병으로 고생한 세종대왕(왼쪽)과 미국 영화배우 할리 베리

주요 증상에는 소변량 증가와 폭식, 수분 과잉 섭취 등이 있다. 체중이 줄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한 번쯤 당뇨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주로 성인 환자가 많지만 어린이가 당뇨병에 걸리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인슐린 생성이 이뤄지지 않는 제1형 당뇨병이 대표적인 사례다.

역사적인 인물과 유명 연예인도 당뇨병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한글을 창제(創製)한 세종대왕은 고기 반찬이 없으면 수저를 들지 않을 만큼 육식을 즐기고 물을 자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35세 당시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는 기록도 나온다. 모두 당뇨병 증세다.

미국 영화배우 할리 베리 역시 당뇨병 환자로, 23세이던 1989년 당뇨병 처음 진단을 받았다. 이후 철저한 식단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당 조절에 신경 쓴 결과 지금까지 왕성환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은 초기 대응과 지속적인 자기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가 이달 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고경수 인제대 의대 교수는 "당뇨병은 발병 초기에 혈당 조절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국산신약 20개 중 최근 출시된 2개 모두 당뇨병 치료제

제네릭(복제약)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국내 제약사들도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작용기전도 다양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LG생명과학이 2012년 출시한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19번째 신약이자 당뇨병 신약 중에서는 1호다. 국내 출시 이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를 통해 러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전세계 79개국과 판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멕시코 스텐달사와 중남미 23개국에 대한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제미글로는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하는 효소 'DPP-4'를 억제한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주성분인 제미글립틴이 DPP-4를 억제해 인슐린의 작용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와 종근당의 '듀비에'. 나란히 국산신약 19·20호이자 국산 당뇨병신약 1·2호다.

종근당(185750)이 올해 2월 출시한 '듀비에'는 제미글로에 이은 국산 2호 당뇨병 신약이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강제로 분비하지 않고 인슐린의 저항성을 개선하는 방식을 택했다. 췌장에 부담이 적고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종근당측 설명이다. 저혈당은 고혈당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비에는 올해 7월 '2014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자체 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당뇨병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짧은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기반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신약 개발 과정에 적용해 주 1회만 투여하면 되는 당뇨병 바이오신약 '랩스인슐린-115'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동물모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 치료제와 함께 살아야 해 삶의 질이 떨어지기 일쑤"라며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고도 일상 생활이 가능한 당뇨병 신약을 빠른 시일내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