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안에 발표하기로 한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는 부실 공공기관을 퇴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또 공공기관 간 중복 기능을 정리하고 과도한 민간 영역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5년 마다 정기적으로 기능 점검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앞서 실시된 1단계 정상화 대책이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근절에 초점을 뒀다면 2단계 대책은 생산성·효율성 향상이라는 목표 하에 대(對) 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는 공공기관운영법(공운법)을 개정해 공공기관이 5년 이상 순손실을 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2년 이상 영업수입이 현저히 감소하는 등 부실 경영이 확인되면 기재부 장관이 해산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법 개정안은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공기관은 파산에 대한 위험이 없다고 간주됐기 때문에 퇴출 규정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퇴출 위험이 없이 독과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다보면 안일한 경영으로 부실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내용의 법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원, 지역 사회 문제 등이 있어서 실제로 해산시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없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부실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공기관의 기능 과잉을 억제하기 위해 기능 점검을 5년 주기로 실시한다. 이 내용은 공운법에 이미 근거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법 개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원 개발, 고용·복지, 중소기업, 정보화 등 4개 분야가 우선적인 점검 대상으로, 민간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방침은 기능 통폐합과 재조정을 넘어 민영화 논란으로 번질 소지를 갖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는 공공기관 상장과 지분 매각이 수월하도록, 매각 이후 소유권 변경 금지와 황금주(1주만으로도 주주총회 의결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 지분)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경영권 안전 장치지만 상장이나 매각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민영화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공공부문 민영화'로 규정하면서 "정부가 공공기관 퇴출과 기능 조정을 명분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필요한 경우 공기업이 하는 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지 민영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자연스럽게 공기업이 긴장해서 경영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여러 가지 제도를 반영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