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격과 통신요금을 둘러싸고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통신요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국민에게 어떤 게 유리한지 살펴보고 요금인가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가제 폐지를 포함해 요금 상한제나 사후(事後) 규제 도입 같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 중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996년에 도입된 통신요금 인가제는 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기 전에 먼저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인가받으면 다른 통신사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요금을 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통신요금을 규제해왔다.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면 통신사끼리 경쟁이 촉발돼 통신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업자들의 가격 담합으로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은 휴대폰 구매지원금(보조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정했다.

정부는 휴대폰을 누구에게는 싸게 팔고, 누구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소비자 차별행위를 없애기 위해 보조금 내역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하지만 1~2일에는 일부 판매점에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6(16기가바이트)' 판매 경쟁이 붙어 상한선보다 두 배가량 되는 60여만원의 보조금이 풀렸다. 일부 매장에서 출고가 78만9800원인 아이폰을 10만원대에 판다는 소식을 듣고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아이폰 대란(大亂)'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통신사들이 휴대폰 매장에 거액의 판매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경쟁을 부추긴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이번 일을)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분노를 느낀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과징금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신 휴대폰을 싸게 사고 싶어 하는 소비자 열망을 도외시한 채 정부가 일일이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일부 판매점에서 불법 영업으로 이용자들께 불편과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