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부터 온라인뱅킹을 통해 계좌이체를 할 때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없어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9월까지 규정 개정을 마치고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 범위를 은행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국회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 1년 4개월만에 통과시켰다.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서명법 제2조제8호의 공인인증서의 사용 등 인증방법에 대하여 필요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 내용을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기술 및 전자금융업무에 관한 기준을 정함에 보안기술과 인증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거나, 특정기술 또는 서비스의 사용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로 개정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된 법이 시행되는 내년 9월 30일까지 관련된 규정을 개정해 온라인뱅킹을 사용할때도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대체 인증 수단을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자상거래와 비교해 신중해야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전자상거래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온라인 쇼핑에서 30만원 이상 결제를 할 경우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를 할 때 금액에 상관없이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인증을 선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30만원 이상은 공인인증서로만 본인 인증을 받아야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카드사 거래의 30% 정도가 공인인증서가 아닌 ARS(자동응답전화) 또는 SNS(문자메시지) 등 다른 대체 수단으로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체 수단 이용 빈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자금융거래의 경우 전자상거래보다 금융사고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현재의 대체 인증 수단으로는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로 계좌이체가 이뤄진 직후 ATM(현금자동지급기)으로 현금을 인출하면 고스란히 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외에도 충분한 공신력과 안전성을 보유한 인증 수단 개발이 필요해 관련 부처와 이에 대해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주재한 민관합동 규제 개혁 점검회의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국내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 때문에 천송이 코트를 구매하지 못한다'는 지적으로 시작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는 전(全) 금융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자자금을 이체하는 데 있어서 공인인증서를 사용 안 해도 좋은가라는 불안이 고객들에게는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런 것을 공론화를 거쳐서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